가끔 순천 출신인 나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저는 상사면 초곡리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보통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지만 아는 사람들은 가끔 "아, 거기 별량면이 더 가깝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시곤 합니다. 물론 이런 분들은 지리덕후시겠지만(?). 아무튼 초곡리에 대해서 물으시는 분들이 아주 가뭄에 콩 나듯이 계심. 그래서 오늘은 초곡리가 왜 어째서 이렇게 꼬여버렸는지,왜 초곡리라고 이름붙여졌는지 이야기를 하려고 해보려 합니다.


초곡리는 (草谷里)이고, 네이버 지식백과 보면은 이 지역이 지대가 높아서 높은 골짜기가 된다고 초곡리라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도 운동산 같은 제법 높은 산들이 근처에 있긴 하지만 예전 우리 마을 어르신 들은 이곳이 그냥 ㄹㅇ 풀 많은 산골짝이라고 해서 초곡리라고 하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 나가자마자 담벼락엔 맨드라미랑 봉선화 같은 게 곳곳에 피어 있었으니까...

어쨌든 명칭유래는 여기서 설명 끝내고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설명해보려 합니다.

원래 초곡리는 별량면과 동초면에 나뉘어서 소속되어 있었고 실제로 그 영향인지 별량면사무소가 상사면사무소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특히 상사면 기동마을에서는 2차선으로 나있는 고갯길을 넘어가면 바로 별량면소재지랑 원창역이 나옵니다. 그런데도 왜 초곡리가 지금은 상사면에 소속되어 있냐면 1929년에 동초면 폐지되면서 갑자기 별량면에서 상사면으로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낙안군이 폐지되면서 동상/동하/초상/초하면이 동초면으로 통폐합되고 이 와중에 동초면이 폐면되면서 별량면과 동초면 일부 지역에 걸쳐있던 초곡리는 어디다 두기 애매하니 상사면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초곡리가 별량면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음. 초곡리가 종점인 62번 시내버스는 기동까지 가는 차도 절-대 네버 별량으로 들어가지 않음. 또한 초곡길-운천길을 통해 별량면으로 들어가는 노선 또한 없습니다. 아마 기동마을 다음으로는 고갯길만 있고 마을이 거의 없어서 수요 안 나올 게 뻔하니 굴리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시내버스 상황도 그렇고 현재 상황도 그렇고 초곡리는 이미 상사면 생활권으로 묶였음. 초곡리가 별량면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완전히 그 동네 사람들이 별량으로 생활권 종속되지 않는 이상 매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론은 애초부터 폐군된 낙안군 지못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