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눈팅하다 보니 울산광역시에 대한 글들이 간간이 보이더라.

그리고 다른 광역시와 비교하거나 혹은 인구규모가 비슷한 도시들과 비교하는 글들이 좀 있는데, 솔직히 변방에 있는 울산이 이 채널에서 왜이렇게 관심을 받는지 궁금하기도 했어.


일단 나는 부산시민이지만 외가가 울산(무거동)에 있고, 지금도 일 때문에 자주 왔다갔다 하는 지역이다.

가끔씩 사진만 올리다가 욕먹을거 각오하고 글쓴다. 댓글에 본인들 생각 말해주면 나도 최대한 수긍할게.


일단 몇몇 망상글?을 봤는데, 팩트체크를 먼저 하자.


1. 절~대 광역시의 추가 지정은 있을수도 없고, 울산이 광역시 지위를 잃어버릴 가능성도 낮음.

 대표적으로 수원/창원이 울산 물고 늘어지면서 광역시 승격의 기회를 오랫동안 노렸는데, 심지어 창원은 세 행정구역을 통합했고 광역시 승격을 적극적으로 진행했으나 실패.


2. 인구가 광역시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님.

 일단 인구 100만 안팤이 되어야 광역시 승격의 최소조건인건 확실해. 거기다가 +a로 도시의 재정자립도를 따지고, 확실한 중심지의 유무도 고려함. 후술하겠지만 울산은 승격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광역시가 됨. 인구가 수원'시'보다 적어서 광역시의 자격이 없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음.


3. 울산 vs 창원?

 창원이 마지막 광역시 승격 시기였던 1990년대 후반에 지금과 같은 통합시를 이루었다면 울산을 제치고, 혹은 둘 다 광역시가 될 수 있었을까? 라고 가정을 내리는 글을 봄. 장담하는데 창원보단 차라리 수원이 광역시로서의 자격이 있음.

 창원은 지금도 도시 안의 생활권이 다핵화되어 있고, 인구 100만의 광역시로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음. 이는 울산과 가장 대비되는 부분인데, 현재 울산광역시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울주군은 애초에 군청사가 울산시 남구에(2017년 청량으로 이전) 있었을 정도로 부산보단 울산시의 생활권이었고, 말 많았던 통합 창원시보다 자연스럽게 개편이 될 수 있었음.


4. 울산은 절대 부산에 종속된 위성도시 수준의 광역시가 아님.

 물론 가끔씩 약속이 있거나 주말에 부산같은 인프라 더 좋은 곳으로 놀러가는 일은 있지. 근데 애초에 서울에 강력하게 종속된 베드타운 경기도를 생각하면서 울산도 부산의 위성도시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 곤란함.

 울산광역시 남구는 독립적인 중심지 역할을 매우 잘 해내고 있고, 거리가 비교적 먼 울주군도 명백한 남구의 생활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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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울산이 다른 광역시에 비해 많~이 부족한건 사실이라고 생각함.


-울산의 인구규모는 바로 윗순위인 대전/광주보다 수십만이 적음.

-대구/광주/대전과 같이 확실한 광역권도 없음.

-도시철도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시내교통이 불편함.

-전체적인 인프라가 타 광역시에 비하면 (심하게)부족함.


위의 내용은 울산시민들도 인정하는 팩트.

모든 도시의 역량?을 따져봤을 때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울산 정도의 체급차이.

그래서 수원이 근처의 행정구역을 하나만 먹어도 광역시의 자질을 확실하게 충족한다고 생각함. 물론 될리가..


다만 창원은 많은 부분에서 울산에 밀리기에 수원보다 (승격해준다고 가정하면)광역시 승격의 가능성이 없음.

창원이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면서 내세웠던 게 수원보다 높은GRDP(지역내총생산).

밑에 표를 보면 알겠지만 울산에 비하면 어림도 없음.



통계청 자료는 2013년이 가장 최신이었음.

2017년 기준으로 지역 내 총생산은

울산 75조, 창원 36조, 수원 27조.


창원이 주장하는 기준으로 봐도 울산이랑 체급차이가 좀 많이 남. 심지어 울산은 인구 340만의 부산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정도. 정부가 울산을 얼마나 밀어줬는지, 울산이 왜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인지 보여주는 수치인듯.


결론은 울산이 광역시 수준의 위상까지는 아님.

 바로 밑이 부산이라 태생적으로 인프라의 발달에 한계가 있는 도시였고, 무엇보다 나는 광역시 정도 되면 대전이나 광주처럼 행정구역 밖으로도 광역권이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울산은 그런 부분에서 많이 부족함. 포항의 아주아주 상위호환 같은 느낌?

 그렇다고 수원과 창원이 광역시의 자질을 갖춘 것도 아닌게, 두 곳이 광역시가 되면 또 울산처럼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음. 이미 도청소재지인데 그걸로 만족해야 하지 싶다. 울산을 특례시로 내려버리면 경남의 경제규모가 정말 거대해지긴 할 것 같네.


글을 쓰다보니 민감한 주제이고, 애매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 걸 느꼈다. 왜 도지챈에서 주기적으로 언급이 되는지 알 것 같음. 울산에 자주 가기도 하고 애착이 많아서 쉴드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타 광역시에 비하면 많은 게 부족하네..ㅎㅎ


일단 난 최대한 현실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쓴건데, 다른 의견 있으면 얼마든지 댓글 달아줘.


가지산(1241m)에서 촬영한 울주군 일대와 멀리 보이는 울산 시가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