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1호선 꼬라지를 보고 노답을 외친 광주 시민입니다. 분노에 차서 이저리 검색을 하다보니 도시철도 계획을 발견하게 되었죠대충 당시 지방 광역시의 도시철도 건설 사업을 주도적으로 맡은 기관이 바로 한국교통연구원당시 교통개발연구원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그리고 그곳에서 얼마 남아있지 않은 광주 1호선 관련 자료를 발견했습니다1992년 당시 타당성조사 자료와 2000년도의 기본 계획 변경안 이렇게 두 가지가 나왔습니다다만 안타까운 점이 옛날 자료를 스캔해서 올린 건지 자료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는 않네요. 그리고 굉장히 간략히 전달하고자 하다보니 내용이 상당히 압축되었습니다. 그래서 92년도 자료의 링크도 같이 올립니다. 추가적인 궁금한 점은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으실 듯 합니다. 링크는 https://www.koti.re.kr/user/bbs/BD_selectBbs.doq_bbsCode=1017&q_bbscttSn=2012051900000070245&q_clCode=6&q_art=N입니다

글이 총 몇 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 편은 92년 자료의 간담회의회보고와 수요 연구 자료 위주 입니다.


자료의 첫 번째는 기자 간담회 부분이네요. 참여자는 광주시청 출입기자 38광주시청 교통국장교통기획계장 등 6교통개발연구원 실장과 선임연구원 등 5삼우기술단 부사장 등 3인으로 나오구요여기서 기자는 그냥 자료에 나온 순서대로 A,B 이런 식으로 칭했으며, 주요 내용정도만 정리해보았습니다.

- 기자 A는 노선대안 3(2편에 올라옵니다.)의 1호선이 기존도심과 상무신도심을 연결하는 주요 노선이다. 근데 68만평 정도의 상무신도심을 1호선만으로 감당이 안된다고 보는데, 1호선 노선선정이 상무신도심의 교통수요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노선아닌가? 실장은 1호선이 상무신도심의 주간선에 배치된 것이다. 상무신도심도 단계적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1호선이 완공되는 2002년 경에는 충분하다. 이후로 4,5호선이 추가로 주간선도로에 건설될 예정이기 때문에 교통수요 처리가 가능하다.

기자 B는 기존 도심철도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 질문실장의 답변은 힘들 듯하다기존 철도는 철도청이 관장하는 것이기에 공조가 쉽지는 않겠지만최대한 연계하여 진행하도록 노력해보겠음. 참고로 이 부분 2019년 현재도 몇 번 나오던 얘기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이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한 도심철도가 아마 경전선 도심구간과 광주선을 말한 것으로 보이구요.

기자 C, D는 이미 간선 및 보조간선도로들이 확충 및 정비되고 있는데섣부른 투자 및 과시행정은 아닌가실장은 대도시 성장으로 인한 교통문제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건설지원이 한정된 현 상황에서 재원 낭비는 있을 수 없는 일도로정비가 완료되는 1995년 이후로 도시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라 교통문제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기자 E, F는 이미 서울부산의 대도시는 엄청난 적자를 겪고 있다재정자립도가 낮은 편인 광주에 적절한 정책인가광주의 도시확장도 한계가 있어 보이는데 5개 노선에 102km가 적절한 것인가실장은 적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이러한 적자를 줄이는게 관건이고외국도 국고보조를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다광주의 인구와 도시 성장이 급격한 상황이고앞으로 다각적 교통수요 처리를 위해 필요하다.


이 정도가 기자 간담회에서 오간 주요 내용입니다눈에 띄는 건 당시 기자들이 꽤 예리하고 일리 있는 지적을 하고 있었구요. 오히려 교통연구원이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 본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그리고 이 기자 간담회에서 광주시청의 발언은 거의 없었다는데, 단순 경과보고와 인사말만 광주시 측에서 했네요.


다음은 시의회 보고회의 관련 내용입니다참석자는 시의회 의원 25광주직할시청 교통국장 등 5교통개발연구원 도시교통실장 등 5삼우기술단 3광주시 출입기자 5인 등 총 43인입니다. 의원은 기자처럼 순서대로 A, B라고 했으며, 역시 주요 내용정만 정리했습니다.

의원 A도 서울부산 지하철 적자가 심각하다재정자립도가 낮은 광주에 적자 누적의 상황을 가정해보았는가실장은 2가지 측면으로 나눠 답변. 먼저 부산과 서울의 지하철 계획을 우리 연구원이 전담하고 있다(이 발언의 의도가 뭐였는지 의문이긴 한데, 일단 연구설계 경험 측면을 강조한 것인가 싶습니다.). 이제는 도시철도 건설의 개념을 바꿔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정부에서 도로에 투자하는 만큼 도시철도에도 투자를 해야하는 시기가 아닌가 등 철도 건설 분야에 대한 재정 지원 및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네요. 정부의 지원이 어떻고어떻게 적자를 메울 것이며 등에 대한 내용도 있네요그리고 부산의 적자가 1조원 가까이 누적되고 있지만오히려 건설을 안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더 들었고 시민 불편도 이어졌을 것이다. 광주도 이런 여건을 고려해서 지금 건설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의원 B는 국영기업체가 아니라면 광주시에서 민자를 유치하는 방안은 어떤가실장은 이 부분도 고려했다. 또 일본의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그런데 사철이란 것이 지역개발권부대사업개발권 등을 줘서 이러한 수입을 통해 운영을 보조할 수 있게 한 것이고지선도 꽤 발달해서 더욱 가능했던 것임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간선조차 제대로 개발이 안되어 있어 시기상조다서울도 이제 3기를 구상하는 중이고, 3기 지하철의 민자 유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3기 지하철 중 일부 노선에 경전철 등의 민자유치를 언급다만 광주는 아직 민자 유치까지 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전체적으로 의원들도 생각보다 부정적인 입장이 드러나는 편형식적인 질문이었을 지라도 나름 충분히 예상이 되는 문제이긴 했습니다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본다면 첫 시작은 정부정책에 맞춰 광주직할시에서 진행, 이후 국책연구기관의 조사와 계획을 광주시가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는 최종보고서를 앞둔 시점이라서 확정까지는 아닌 상태였구요. 최종보고서 작성 전 마지막 회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기본 수요 연구 자료들임.

이게 당시 교통연구원이 가진 개발 계획에 대한 예측 데이터인 듯 합니다. 다만 도대체 무엇을 보고 상무신도심만으로 45만명까지 예측했는지 의문이 드네요. 당시 광주시도 상무지구 자체는 10만명 이상까지는 예측하지 않았고, 주위에 개발되던 신 주거지역까지 봐도 45만까지는 안 나오는데.. 근데 자료를 보니까 애초에 광주 인구 증가 수치부터 상당히 높게 봤긴 했습니다. 또 당시 광주에 신도시가 들어선 적이 없다보니 혹시 수도권의 자료를 조금 가져다 쓰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저기 나온 자료를 토대로 하면 분당신도시와 상무신도심의 면적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상무신도심이 사실 지금보다 더 남쪽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군 관련 시설때문에 그 계획은 취소했다는 말도 있구요. 그리고 첨단지역은 저것보다 인구가 더 많이 들어섰다는 점을 보면 나름 어떻게든 예측해보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이건 간선도로 개발에 대한 자료네요. 실제로 위 계획된 노선 상당수는 선형이 살짝 달라진 것도 있지만, 현재 모두 실현된 상태입니다. 1 2차 순환도로인 현재 광주제2순환도로, 2 3차 순환도로는 광주외곽순환고속도로로 일부 개통 및 건설 중, 3번 하남공단공단 우회축은 하남진곡산단로로 개통 및 13번 국도(동곡로), 4번은 그 유명한 광천터미널을 지나는 무진대로와 천변로, 5번은 현재 하남대로와 고봉로결과적으로 이 자료를 통해 우리는 이미 교통연구원이 광주시가 세워놓은 도로 계획을 완벽히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축은 현재 상무대로인 것 같습니다.  현재 1호선이 건설된 축인데, 역시 1축으로 해놓았네요. 2축은 현재 북문대로로 보입니다. 비아축이라고 해놓은 거 보면 그렇게 추정되구요. 당시 비아동 쪽 이후 북문대로 상태가 심히 노답이어서 운암동 쪽으로 넘어오는 도로가 시망이었고,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3축은 현재 동문대로로 추정. 현재도 이 근방은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데, 노후 주거 지역인지라 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긴 합니다. 일제강점기부터 담양으로 통하는 주요 연결로이기도 했구요. 4축은 현재  남문로입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화순으로 가는 주요 연결로이고, 현재 1호선이 이 축을 지나고 있죠. 5축은 현재 서문대로이자 1번 국도로 보입니다. 여기는 현재 2호선 3단계 구간이 들어설 예정이죠. 문제는 저기서 말하는 순환로가 제1순환도로인지, 2순환도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2순환도로는 건설 중인지라 수요 예측이 어려웠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선 인구 추정치로 봐도 제1순환도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네요. 이는 2편에서 올릴 예상 노선도 계획에도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자료에서 아쉬운 점이 1호선 노선을 확정하게 된 이유는 정확히 안 들어나 있어서 당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정확히 알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위에 말했듯이 이 자료는 92년도 자료이고, 1호선 노선이 확실히 정해진 건 94년입니다. 아마 이건 도시철도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 자료 그 자체이고, 이후에 노선을 확실히 정한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우리는 이 자료를 통해 양동시장 경유를 이들이 왜 고집했는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 애들이 노선 선정의 기준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B/C값 산출한 것으로 보이구요. 그 결과 우리는 양동시장을 지나 상무대로를 지나는 1호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양동시장이 왜 B/C값이 높이 나왔고, 교통연구원이 무조건 거기다라고 밀어붙인 이유가 보입니다. 당시 90년도의 광주의 대중교통 분담률이 76%내외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2010년대까지 이 분담률이 무려 70%에 달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2000년도 자료에서 이 예측이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죠. 당시 분담률은 버스와 택시만 고려했구요. 그때 광주시 시내버스 뿐만 아니라 시외를 오가던 버스들이 집결하는 주요 지점 중 하나가 양동시장이었다고 하죠. 그래서 집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무엇보다 IMF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역시 가장 큰 실수는 장래 버스 노선의 변화와 광주시 개발 계획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구가 무려 최대 200만명 내외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사람들이 왜 광주시의 서쪽 확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는가 의문이구요. 또한 버스터미널이 광천동으로 이전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모습입니다.(ㅅㅂ.. 이 부분은 2편에도 나옵니다.) 실제로 광천터미널은 90년도에 착공했고, 92년도에 완공 및 개장했죠. 그리고 이들은 역시 2000년도 자료에서 이 실수를 뼈저리게 깨닫습니다.(항상 우리 철도 관련 기관들은 저질러놓고 후회합니다...)

저도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지라 어떻게 답은 내리지는 못하지만, 덕분에 과거에 어떻게 노선을 추려갔는지 모습이 보이긴 하네요. 이후 94년도에 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이 자료 이후 2년간은 어떻게 흘러갔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다음 2편은 92년도 당시의 노선도를 들고 오겠습니다.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