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스테 코리아 채널

"아니, 나는 이제부터 볼일이 있어 좋아."

특별히 용무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이치로의 제의를 거절했다.

이치로가 다정하다고 해서 의지만 할 수는 없다.

"그렇습니까? 그럼 나는 갈게요"

그럼 내일이라고 해서 이치로는 떠나갔다.


교실에서는, 오후의 동아리활동에 가는 학생이 도시락을 펼치고 있다.

야구부원이 모여 있는 일각에 지로도 있었다.

다른 부원과의 이야기에 꽃을 피우고 박장대소하는 그는 앞만 한 퉁명스러운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교탁위에서 왠지 모르게 그 한 모퉁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면 거기에 있던 한 학생이 나를 알아채고 말을 걸어온다.

"선생님은 뭘 하고 있는거야 멍하게?"

나는 말을 걸어와 멈칫거리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멍하게 있을 뿐이어서 할말이 없었다.

"건전지가 다 닳았지?장난감 선생님이니까."

지로가 이쪽을 보지도 못하고 중얼거리다.


"와우, 지로 너무하네, 선생 쬐그만해도 살아있는거라고?"

주변 부원들도 지로의 말을 비난하면서도 웃는다.

나도 시키는 대로라고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안 든다. 일단 지로의 불쾌한 말은 무시하고 대답한다.

"아니 너희들 재밌어 보여서 말이야.나 점심도 안 들고왔고, 슬슬 밥 먹을까 생각했어."


"아, 그럼 선생님도 같이 도시락 먹자고"

고 해서 한 학생이 일어나 교탁으로 다가온다.

"에, 그러니까 나 도시락 같은 거 안 가지고 왔고..."

"우리 조금씩만 주면 돼요.선생님 많이 먹지도 않잖아요?"


그러면서 내 몸을 추켜 손바닥에 넣고 야구부원이 모인 자리로 돌아온다.

그 사이, 지로는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다른 부원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도시락통이 늘어서 있는 책상 위에 내려져, 식욕왕성한 학생들이 둘러싸인 나는 왠지 그들 반찬의 하나가 된 기분이었다.


"네, 선생님. 계란말이 좋아해?"

"오, 어, 땡큐"

거대한 젓가락으로 내 앞에 펼쳐진 알루미늄 호일 접시 위에 도시락의 반찬들이 겹쳐져간다.

그걸 나는 손으로 집어 먹었다.맛은 나쁘지 않다.


"선생님께서 먹으신 모습 같은 건 재미있네."
"집에서 기르는 햄스터 같아~"

화제의 중심은 나같지만, 펫에 비유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기분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들에게 악의가 없겠지만 너무 가벼워 보인다.

"이봐, 햄스터는 아니잖아.일단 나는 선생님이라고?"

나는 웃는 학생에 대해서, 힘껏 무서운 얼굴을 하고 째려 말한다.

일순간 장소에 침묵이 흐르다.

그때 내 등뒤에서 뭔가 가는 것이 내 옆구리를 껴안았다.


"우왓!?"

그것을 깨닫는 것과 동시에, 두개의 젖은 막대는 옆구리에 스며들 정도로 사이에 넣어, 나의 몸을 들어 올린다.

그리고, 휙 하고 방향을 바꾸는가 했더니, 눈앞에 지로의 거대한 눈이 있었다.

눈썹을 대고 노려보는 두 눈은 나를 떨리게 하는데 충분한 박력이 있었다.

나는 지로의 젓가락을 집어 들고 들었다.마치 도시락 반찬의 하나처럼.


"어이, 잘난척 하지말라고.난 너같은 꼬마를 교사라고 인정 안해. 인간 식사에 뻔뻔스럽게 들어와서. 너도 이대로 먹어볼까?"


험악한 표정인 채 나를 거대한 입 코앞에 가져가고, 날카롭게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입맛을 다시는다.

나는 두려움에 굳어버려서 아무말도 할 수 없어.


"어이, 어이! 뭐하는 거야! 지로!"

"기다려 기다려!선생님이 조금 주의주신거 잖아!뭘 화내고있냐고!"

좀전까지 나를 웃던 다른 학생들도 당황해서 지로를 말리고있다.

나를 가볍게 본것은 확실하지만, 지로와는 달리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거같다.


「…」

지로의 젓가락은 나를 놓아주면 나는 도시락통 속에 무심히 떨어졌다.다행히도 부드러운 밥위에 있어 다치지 않았다.

지로는 혀를 차면서 나를 손가락 끝으로 도시락통에서 쫓아내자, 밥상 도시락을 후딱 해치우고 말았다.

"먼저 그라운드에 가있을께."

말만 남기고 지로는 떠나갔다.


"뭐야 저녀석?"

"좀 이상하네, 요즘 그 녀석.짜증나보인다고나 할까"

남은 학생은 지로의 모습을 의심하지만, 나는 아직 조금전의 공포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그럴 때가 아니었다.

지로의 험한 눈.. 나를 먹으려는 입..인간으로부터 이렇게 분명한 악의를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선생님, 괜찮았어?"

"뭐, 뭐랄까...미안해 우리를 야단쳐서 지로가 화난거지?"

학생들은 미안한 듯이 볼을 책상에 대고 내 모습을 들여다 본다.

나는 떨리는 다리를 내동댕이치고 일어선다.학생들에게 이런 허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괜찮아!내가 교사로서 미숙하니까 지로를 화나게 한거야..더 정신차리자!"

나는 내 말을 듣게끔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학생들은 나의 그 모습에 조금 놀란듯 했다.


"…선생님, 역시 대단하네. 지로보다 큰 나라고 그렇게 지로가 화내면 좀 그런데.."

"먹어버린다니 위협받아도 아무렇지도 않다! 선생님은 작은데 강하네!비엔나 먹을래?"

"어, 이리 줘! 전부 먹어줄게!"

나는 내 젓가락으로부터 한 아름이나 되는 비엔나를 받아, 덥석덥석한다.


지로..도대체 내가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니?
더 그 녀석에 대해 알아야겠어

난 그녀석의 담임선생님이니깐!
그리고 나는, 야구부의 그라운드에 견학하러 가게 되었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부원들에게 이끌려 그라운드에 도착하면, 지로를 포함한 몇명의 학생이 연습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럼, 선생님 이쯤에서 봐. 휴식시간에 또 놀아요."

그렇게 말하고 급수기나 벤치가 있는 한 모서리에 두고 간다.

야구모자로 그늘이 될 만한 곳을 만들고 보틀캡에 물도 마련해 주었다.


돌보는 방식이 펫같은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도움이 되니 어쩔 수 없다.

감독이 그라운드에 와서, 연습의 개시가 알려진다.

감독 모리타는 야구선수 출신답게 얼굴 생김새에서 보기엔 나이는 나름대로 겹쳐 보이는데 가끔씩 보여주는 방망이 재기나 몸놀림에서 늙음 등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운동장 구석에서 훈련 풍경을 바라보며 대체 휴식을 취하는 야구부원들과 장난치며 지냈다.

소문난 소인 교사라고 하여, 부원의 관심을 단번에 모아둔 나는, 딱딱한 손바닥에 태워지거나 땀냄새가 나는 야구모에 넣어 대신하는 부원등에 돌려 엿보여, 쉴 틈도 없었다.


이치로도 동아리활동에는 도중부터 참여했던 것 같다.생도회 일로 늦어진 것 같아.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해가 지는 시간이 되어 모리타의 호령으로 해산이 되었다.

"선생님은 어땠어요?오늘 많이 더워졌는데, 물이 너무 부족했어?"

"아, 충분했어.누군가 내내 놀러왔지."

나를 여기에 데려온 부원이 나를 잡아올려 탈의실로 데리고 간다.


훈련 직후 피땀 어린 고교 야구청소년들이 갈아입기 시작한 탈의실은 왠지 형용할 수 없는 냄새와 습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개의치 않는 부원이 말을 걸어 온다.

"선생님은 학교에 사시는구나.. 나 학교 들리면.. 집과 반대 방향이니까..아, 맞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무슨 생각이 난 듯 얼굴을 가까이한다.


"지로에게 학교에 보낼까?그 녀석,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도 싫어하시는 거 같고, 같이 돌아가서 이야기라도 하면 친해질지도 몰라."

목소리의 톤을 떨어뜨리고 그렇게 고하다.

친해질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로가 나를 왜 싫어하는지 정도는 알고 싶은 곳이다.


조금 밀고 나갈지 모르지만, 지로와 가까워질 찬스다.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