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 "와아, 오늘밤은 좀 선선하네? 엄마랑 산책 나오길 잘했다 ㅎㅎ"

엄마: "그지? 그리고 오늘 밤에는 저기서 드라마도 찍는다더라. 드라마 찍는 장면이랑 한번 봐보자!"

 

두리: "(주변을 둘러보며)아하, 다음 주 드라마 방영본을 우리 동네에서 찍는다고 했었지. 어랏, 세림언니도 있네!"

세림: "오라, 두리 왔나?! 니 참 잘왔다!"

두리: "언니, 혹시 언론부에서 예능부로 직장 옮긴 거에요?"

세림: "아니. 기보다 더 재밌는 거, 우리 PD가 아는 사람헌티 드라마 소품으로 차 좀 빌려달랬데이 ㅋ

         지금은 분량이 다 끝나가지구, 차 끌고 집으루 돌라갈라구 했쟤."

 

두리: "이야, 살다살다 별에별 걸 다 해보네요! 어쩌다가 드라마에다가 차를 빌려준거에요?"

세림: "우리 PD 아는 사람중에 예능 PD허는 사람이 있는디, 그 사람이 내 차 보고는 울 PD헌티 물어본기여. 마침 드라마 찍는 게 있는디 저거 누구 차냐구."

엄마: "보통 드라마 찍을 때는 새차를 많이 쓰지 않아? 아니라고 해도 무슨 쏘나타, 그랜저, 포터, 라보 중고같은 걸 많이 쓸텐데."

 

세림: "두리 어무니, 제의가 왔을때 거 대본을 보고 결정했었거덩요. 제가 봄께 아무래도 좀 가난한데 많이 특이한 사람 차가 필요혔나 보임다. 잠깐 귀 좀 대보세요."

엄마: "왜? 귓속말로 해야 하는 이야긴가봐?" / 두리: "아마 다음주 내용 스포해서 그런거 아닐까요?"

엄마: "하긴, 그러면 스포일러 하는거지? 그러면 우리한테만 살짝 이야기해줘봐."

세림: "뭔 내용이냐면은...(귓속말: 방송국 FD 하는 여자가 차 타고 가다가, 급하게 유턴하던 갑부 남자 리무진하고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요. 둘 다 여럿 굴렀는데 여자가 먼저 차에서 빠져나와가지고 남자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장면도 있구, 여자 주인공을 많이 적극적인 인물로 그려넣었던데요?)"

 

두리: "아하, 요새 엄마가 자주 보시는 그런 드라마같은 내용이네요?"

엄마: "맞아. 재벌집 이야기들. 재벌집이 가진 은밀한 비밀이라던가, 별볼일 없는 사람하고 결혼한다거나, 그런 거 재밌잖아?"

두리: "...근데 세림언니, 차 빌려주기로 했다고 했죠? 그 드라마에서 차 망가지는 장면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로 괜찮다고 빌려준 거 맞아요??"

엄마: "그래. 세림이 니가 엄청 아끼던 차였잖아. 월급 적다고 너네 부모님이 지금까지도 용돈 대주신다던데."

세림: "워매. 만약에 제 차를 고대루 갖다 박살낸다구 했으믄, 절대 동의하지 않았을 거임더. 박살낼 차는 따로 구해더가 쓴다구해서 대준기야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저기 견인차에 있는 차 보이죠? 사고 씬에서 써먹은 대타임다. 옛날 프라이드를 꾸며다가 굴리더라구예. 솔까 고거두 좀 아까웠지만."

 

두리: "(귓속말로: 그려면 언니, 나중에 여주도 새차 얻나요?)"

세림: "(귓속말로: 내가 준비되어 있는 다른 차들을 봤는디 사고 난 리무진도 BMW이구, 다들 미니나 BMW 차들이드마. 아마 미니쿠퍼로 바꿀거거튼디?)"

엄마: "(귓속말: 아하, 미니쿠퍼? 그러면 저 드라마는 언제쯤 방영하는지 아니? 저거는 좀 처음 봤거든.)"

세림: "(귓속말: 아무래두 다음 주 화요일이믄 볼 수 있을 거임다. 새로 방영할 기라서 지금쯤 티저나 광고같은거 뜨고 있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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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요새 엄마가 드라마 보는 걸 접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엑스트라 역할만 줘도 경사인데, 저 정도까지 가면은 완전 대박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