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곳에 1년만에 돌아왔어요. 그동안 LGBT챈의 분위기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하긴 1년이나 지났는데 안 변하는 게 더 희한하겠죠?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슬프고 허하네요. 여하튼 각설하고 제 고민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참고로 저는 남자를 좋아하는 남학생입니다.


저는 한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었을 때 저의 성적 지향을 깨달았고, 그 이후로 고3이 된 현재까지 몇 번의 짝사랑을 경험해 왔어요. 저는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무조건 숨겨왔고, 절대 상대방에게 제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이 들킬까 봐 짝사랑하던 상대와 절대 친해지지 못했었습니다. 그 상대와 친해지면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더욱 커질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죠. 고2였던 작년까지도 계속 그런 상태였어요.


고3이 되니깐, 뭔가 마음이 심란해지는 거예요. 고1~고2 동안 높은 성적을 유지하여 다행히 성적에 대한 부담은 줄었는데, 짝사랑하던 친구와 수업이 겹치게 되어서 그런가 봐요.


그냥 평소처럼 지냈으면 좋아하는 마음이 조절할 수 있을 정도였을 텐데, 학기 초에 제가 갑자기 미쳤는지 한 번도 연락한 적 없는 그 친구에게 계속 연락을 한 거예요. (-사실 1학년 때 같은 반이어서 모든 수업을 같이 들었었는데, 앞에서 언급했던 이유로 그 아이와 못 친해지고 사적인 연락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 일방적인 노력(?)으로 고3이나 되어서야 어느 정도 친해질 수가 있었어요.(-아직 많이 친하지는 않은 듯 하지만)


그냥 친해지려고 하지 말 걸 그랬나 봐요. 인사도 하고, 친해지니깐 제가 걱정했던 것처럼 좋아하는 마음이 감당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졸업하고 나서 사실은 너 좋아했다고 표현하고 싶어졌죠. 제 생각에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도 대부분 졸업하고 나면 보통은 다시 못 볼 사이가 될 것 같아서(-특히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그냥 그 아이가 어떻게 반응하더라도 나의 마음을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제가 고백을 하고 싶나 봐요. 그런데 고민해보니, 차라리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도 되냐고 묻고, 계속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건 어떤가 싶은 거예요. 고백을 하는 건 마음을 조금이나마 정리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친구 같은 관계조차 되지도 못할 테고, 계속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건 제가 마음고생을 너무 심하게 할 것 같아요. 졸업하고 나서 저는 이 친구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P.S.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긴 글 좋아하지 않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실 전 여러분 의견과 조언(자신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등)이 궁금해서 고민을 적은 것이니, 막상 선택의 순간이 닥치면 제 마음이 가는 대로 할 수도 있어요.


P.S.2 2주 정도 전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지금은 완치되긴 했어요. 근데 그 후 감정기복이나 우울이 더 급격해졌는데, 최근 들어 마음이 커진 짝사랑 때문인지 코로나 후유증 때문인지 잘 모르겠네요.


P.S.3 앞으로도 종종 찾아올 테니 함께 잘 지내보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