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판자촌을 싹 밀고 새로 지어 올려야하는데 면적이 꽤 돼서 일반적인 방법으론 너무 오래걸린다는 판단으로

본사에서 거인 직원이 직접 도우러왔으면 좋겠다.


오자마자 현장 관리자에게 목표를 짧게 듣곤 우선 아직도 떠나지 않고 버티는 판자촌 주민들 상대로 엄포를 놓는걸 보고싶다.

하루정도를 마지막 기한으로 기다려주곤 아직도 안움직인 녀석들은 이제 상관 안쓰겠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넓은 면적의 판자촌을 흙받으로 바꾸어놓는걸 보고 싶다.


엉덩방아, 발로 내려 찍기, 온몸으로 넘어지기 등 갖은 방법을 통해 철거해나가는데 어째선지 직원의 표정은 굉장히 흥분됐고 아랫도리가 팽팽해져있는걸 눈으로 직접 보게된 순간 소인들의 핸드폰으로 지금 거인 직원에 눈에 띄지않도록 숨어있으라는 단체 지시가 내려왔으면 좋겠다


숨어있는 동안 부서지는 소리 말고도 가끔 작은 비명소리와 함께 ' 이런곳에 숨어있으면 모를줄 알았어? '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이윽고 꿀꺽하고 무언가가 넘어가는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 모든곳이 철거가 완료됐다는 말에 밖으로 나가보니 완전 흙밭 수준으로 바뀐 판자촌의 모습과 땀에 절어 온몸이 흙먼지, 콘크리트 같은걸로 완전 더렵혀진채 기분좋았다는 듯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혹시 모르니 마지막 체크를 위해 주변을 둘러보는데 이상한 찐득한 물체가 땅 곳곳에서 스며나오고 거인에게 가까히 갈수록 코를 찌르는 밤꽃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건물을 올릴때가 되어 밑작업 같은 작업에 완전 무거운 건축 자재들을 기중기나 크레인따위가 오기도 전에 거인직원이 마치 장난감들듯이 휙휙 옮겨줬으면 좋겠다

건물 하나는 통채로 자신이 맡아선 마치 레고 조립하듯 한땀한땀 철근에 집중해선 건물을 지어나가는걸 보고 싶다.

점심시간만 되면 소인들을 단체로 자신의 손에 넣어 인근 식당에 모두 놓아주고 자기는 회사에서 지급된 거인식량을 말없이 먹는걸 보고싶다.

밥먹고 돌아온 소인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거인과 소인의 관점차이 같은걸로 얘기하며 노가리를 까고싶다.


이렇게 착하고 신사스러운데 대체 왜 거인들을 사회에선 무서워하지 같은 생각을 품을때쯤


건물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던 거인이 뒷걸음치던중 실수로 소인 몇몇과 차를 통채로 밟아 그자리에서 짜부시켜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하지만 소인들은 거의 모두가 모여 야단법석인 와중에 거인은 아무렇지 않다는듯 마치 벌레를 밟은거 마냥 스윽스윽 거리며 발을 대충 땅에 문대선 차를 닦아내고 자기 일을 했으면 좋겠다.


사람을 죽여놓고 뭐하는거냐고 밑에서 따지듯 쏘아대자 아까의 얼굴은 어디가고 차갑게 내려다보며 죽기 싫으면 자기가 알아서 조심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오곤 자꾸 귀찮게 굴면 오늘 여기서 실종신고가 꽤 나올지도 모른다는 협박을 듣고 싶다.


대다수의 소인들은 거기서 겁을 먹고 일터로 돌아가지만 몇몇은 남아 끝까지 말싸움을 하고

시간이 흘러 다음날 출근해서 일을 준비하려던중 경찰 몇몇이 와서 나한테 어제 이곳의 인부중 ㅁㅁ, ㅇㅇ, ㄴㄴ 이 세분의 실종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혹시 아는게 있으신가요? 같은 말을 듣고싶다. 

어제의 일이 뇌리를 스치며 벌벌떨며 하늘을 보자 싱긋 웃으며 손가락을 조용히 입에 붙이는 모션을 취하고 난 그대로 아무것도 모른다며 시치미를 때고싶다..









보통 사이즈물은 딸잡을때나 상상하다보니 막 자세한 심리묘사같은건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챈에서 몇개 줏어보니까 꽤 괜찮은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