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m.news.naver.com/read.nhn?aid=0001201993&oid=005&sid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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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화웨이의 기술 도용 및 절취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WSJ는 미 연방법원에 제기된 화웨이 관련 소송 10건을 분석하고 미 정부 관리들과 전 화웨이 직원들, 업계 관계자 등을 상대로 취재했다. 신문은 취재 결과 화웨이가 기업윤리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경쟁업체로부터 기술을 빼돌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WSJ에 따르면 미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는 2003년 1월 화웨이를 소프트웨어(SW) 및 관련 매뉴얼을 도용한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화웨이는 시스코의 SW기술을 모조리 베끼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이 지닌 버그(결함)까지 복제했다. 사용자 매뉴얼도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 복사됐고, 이 때문에 시스코 매뉴얼의 오타까지 그대로 배포됐다. 마크 챈들러 시스코 법률자문위원은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 오타를 증거로 대며 책임을 물었지만,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우연의 일치”라고 발뺌했다. 하지만 소송이 길어지자 화웨이는 2004년 7월 시스코의 기술을 도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미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 역시 화웨이가 저지른 기술 도둑질로 피해를 입었다. 모토로라는 2010년 7월 화웨이를 디바이스와 무선 네트워크를 연결시켜주는 최신 장비 SC-300 기술을 훔친 혐의로 소송을 걸었다. 런 회장의 친척이면서 당시 모토로라에 재직하던 판 샤오웨이가 2003년쯤 동료들과 베이징에 방문해 런 회장에게 SC-300의 스펙(사양) 정보를 흘린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후 화웨이는 같은 사양의 장비를 만들어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했다. 모토로라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뒤에야 소송을 취하했다.


화웨이는 경쟁사 기술을 훔치기 위해 노골적으로 ‘스파이’를 이용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미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은 2014년 9월 화웨이를 영업기밀 절취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화웨이 직원들은 중국 내 T모바일 공장에 들어가 사람의 손가락을 흉내내는 스마트폰 시험용 로봇 ‘태피(Tappy)’ 기술을 알아냈다고 한다. 전 화웨이 직원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엔지니어들에게 해외 기업의 최신 기술을 빼돌릴 것을 주기적으로 지시했다고 WSJ는 전했다. T모바일은 소송에서 이겨 480만 달러(약 57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내부 증언도 있다. 화웨이 스웨덴 지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로버트 리드는 “그들은 기술을 훔치는 데 모든 자원을 투입한다”며 “장비의 메인보드를 훔쳐 중국으로 가져가 역설계하기도 한다”고 WSJ에 말했다. 화웨이는 휴대전화 제조업체 소니에릭슨이 감원 계획을 발표했을 땐 스웨덴 주재원들에게 돈다발을 주며 인력을 확보하라고 압박도 했다. 하지만 화웨이 측은 “중국 정부를 위해 어떠한 스파이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경쟁사와 협력사의 지식재산권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