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디지털 카메라 초창기에 3백만 화소 짜리 소니 디카를 사서 찍고 다녔다.

곧 디카의 잠재력을 깨닫고 그당시 PC통신 비슷한 게시판에 

이런 아이디어를 올렸다.

그당시에도 초창기 DSLR이 나오기는 했지만 비싸고 성능이 낮아 

프로 사진용보다는 보도용등 한정된 목적으로 쓰이던시기.

그래서 그 DSLR에서 반사미러를 제거하는게 어떠냐는 아이디어

그리고 펜타프리즘으로 된 광학 뷰파인더를 LCD전자식뷰파인더  

EVF로 대체하자는 것. 그당시 EVF는 일부 컴팩트 카메라에 쓰였지만 해상도가 낮았다.

그러면 기계적 구조도 간단해지고 미러쇼크도 없애고

렌즈 뒷부분과 필름/셔터면 과의 거리도 가까와져 광학설계의 자유도가 높아지고

더 작고 가볍고 값싼 DSLR이 될거라고 제안했다.


물론  나는 아마추어 가족지정 찍사에 불과하고 그 커뮤니티는 

사진커뮤니티도 아니고 그냥 공돌이들 푸념 커뮤니티라 큰 기대를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비싼 DSLR을 사서 취미로 사진을 해서 나보다 훨씬 

사진/카메라 지식이 많은  사용자도 많아 많은 반론을 받았다.

카메라를 잘 안다는 사용자들이 여러 이유를 들어 내아이디어를 반박했고

나야 가족사진이나 여행사진이나 찍는 가족 찍사니 무시당했다.

하지만 나도 80년대부터 아버지의 필름SLR을 사용해왔으니(니콘 FE)  아주 초보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아디디어를 계속 옹호하고 미래에는 프로페셔널용 풀프레임 DSLR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더 작고 가볍고 값싼  EVF + DSLR이 현재의 DSLR을 물리치고 대세가 될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마 그 게시판의 모두들에게 별 실현가능성 없는 황당한 거라는

아이디어라고 핀잔과  비아냥을 들었다. 특히 카메라 준프로 들에게. 


그리고 세월이 흘러흘러 10년 쯤 지나자 올림푸스가 포서드라는 카메라 시스템을 발표하고 

소니가 미러리스 라는 이름으로 내가 제안한 EVF+DSLR을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어

니콘과 캐넌을 패배시키고 카메라 업계 1등자리를 차지했다.

심지어는 내가 대체하기 어려울 거라고 예상한 풀프레임 DSLR마저 대체하고 있다.

나 조차도 너무 보수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올림푸스가 우리 게시판의 내글을 보고 내 아이디어를 훔쳐간거라는 농담도 했다.

내가 만약 삼성항공 카메라사업부에 근무했더라면 

아마 삼성이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