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답은 역사에 있다.

일단 이승만은 어려서부터 선교사에게 영어를 배웠으며 천재였으며 제 능력만으로 프린스턴 박사 학위까지 딴, 특히 해방 후 몇 없던 최고 수준의 지식인이었다. 한 마디로, 두뇌로 상위 1 퍼센트 중의 상위 1퍼센트의 엘리트였다는 소리. 조선에 쓴소리 하다가 투옥되서 집필한 것이 대한민국 최초의 영어사전 이었다. 유력 정치가-독립투사-들 중 이승만만이 유일하게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으며 서방 국가들과의 외교 수완이 대단했을 뿐만 아니라, 이 박사는 지식인으로서 해방 직후 전국적인 지지를 받던 인물이다. 이 인물에 의해 남한은 서구 자유민주주의를 "이식 당하게" 된다. 중국과 연이 닿아 있던 대부분 유력 독립투사 들이나 소련의 김일성이 서구 자유민주주의를 가져올 리가 없었고 - 능수능란하게 영어를 사용하는 인물도 별로 없었고 - 또한 소련이 남북한 총선거를 거절한 이후 남한 단독 선거를 치루고 건국의 대업을 완수한 것은, 고작 2년 후 김일성이 밀고 내려왔음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자유민주주의의 임플란트라고 볼 수 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남한 정부가 수립되었음으로 북한이 수립되고 밀고 내려온 것이 아니라, 이미 김일성과 소련은 적화통일을 준비하고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역효과가 나긴 하였지만 북진통일을 주장하고 미국에 무기를 요구한 것 또한 어느 정도 김일성과 소련의 속내를 꿰뚫어 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미국은 북한의 침공 가능성이 없으며 남한 또한 미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위치 라고 생각하였음으로 충분한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물론 미군과 다국적군 조차 인천상륙작전 이전까진 북한에 상당히 밀렸음을 감안하면, 이승만 뿐 아니라 당시 대부분의 국가들이 북한의 전쟁야욕과 소련의 원조 수준을 잘못 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진보진영에선 이승만을 지우려 들고, 친일파로 몰아가려 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려는 행위인만큼, 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안다. 80년대의 진보진영은 전두환 독재정권이 사라진 이후, 상당수가 그 동안 고집하던 스탈린주의-마오이즘-주체사상-반미의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포기하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사상적 재정립을 했다기 보다는 공산진영이 대대적으로 몰락한 후 재빨리 손절만 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어거지 반미사상이 이곳에서 출발한다. 몇몇은 진보진영의 사상을 사민주의로 포장하며 마치 본인들이 북유럽의 사민주의자인 마냥 포장하지만, 그들의 사상과 행동 하나 하나가 그저 80년대 운동권을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다. 사민주의는 사회주의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자유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계층 간 대화에 중점을 두고 발전하는 것이지, 마르크스주의식 기득권 때려잡기라는 운동권 사상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성별갈등, 세대갈등, 노사갈등을 노골적으로 조장하며 맹목적 반미주의를 외치는 이들은 절대 사민주의 지지자들이 아니다. 


이승만의 건국을 부정하는 것은 이승만이 다진 기틀 하에 발전해 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 이다. 이승만을 부정하고 현충일에 김원봉을 띄우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서구 자유진영의 도움을 받아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대한민국 보다, 북한에 정통성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운동권 역사관이 아닌 현실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이승만 한 인물만 제거해도 대한민국에는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소중한 이유를 모두가 알고 있는 2019년에, 마치 해방 직후 모든 인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했을 것 처럼, 그래서 이승만 아니었으면 통일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뿌리내렸을 것 처럼 선동하는 진보진영은, 본인들이 가진 여론전 부역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을 때, 역사를 왜곡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정면에서 부정한 죗값을 매우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비슷한 맥락의 선동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80년도의 운동권의 주류 이념이 종북, 반미 사회주의 이념임을 부정하는 것 이다. 북한을 누가 지지해? 종북같은게 세상에 어딨어? 메카시즘이다 라고 외치는 이들은, 한국경제가 북한보다 훨씬 못 살다가 전두환 정권 때부터 북한을 앞질렀음을 간과하는 것이다. 당시 세간의 인식은, 북한이 더 잘사는 나라였고 우리 정부는 군사 독재정권이며 미국은 군사 독재정권을 묵인하는 외세였다. 이것에서 더 나이가, 한국전쟁은 사악한 미제가 제 이익을 위해 나라를 반으로 쪼개고 전쟁을 일으켰다는, 인간이길 포기한 수준의 주장이 만연하였으며, 구소련 문서 공개 이후 김일성이 스탈린한테 전쟁 허락을 구걸하였음이 밝혀진 이후,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남한을 도왔으므로 딱히 감사할 필요는 없다 정도의 의견까지 후퇴하게 되지만 이마저도 기가 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