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21세기 초반의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권위주의적 보수주의


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한국의 정치사를 보면


박정희가 권위주의적 보수주의의 대표,


이명박이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의 대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명박-박근헤의 대립은 단순한 정쟁이 아니라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 권위주의적 보수주의의 사상적 충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권위주의적 보수주의가 승리했다.


'여러분을 부자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라는 약속으로 이명박은 정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박정희의 후광을 등에 업은 권위주의적 보수주의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지.


무슨 석유라도 터지지 않는 이상, 모든 국민을 부자로 만든다는 건 힘들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의 번영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해 자유주의적 보수주의를 지지' 하는 것 보단 '대한민국의 영광과 발전을 위해 권위주의적 보수주의를 지지' 하는 게 훨씬 더 보람찬 일이다.


이 권위주의적 보수주의는 정말 강력했기 때문에 박근혜가 진짜 뻘짓거리만 안 했어도 권위주의적 보수주의는 오래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박근혜는 이 판을 홀라당 까먹고 몰락해 버렸지.


이제 와서 다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단순히 경제성장률을 7%찍는 게 불가능하다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자유주의적 보수주의가 줄 수 있는 만족감이 너무 적거든.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를 다시 부활시킬 수도 없다. 설령 법원 판결이 뒤집어진다고 해도 이미 정치적으로는 관짝에 못질 당한 뒤라, 구원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나는 21세기의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와 권위주의적 보수주의의 장점들을 취합한, 정-반-합의 과정을 걸쳐서 도출되는 새로운 보수주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탄핵이 옳았냐 틀렸냐, 자유주의가 옳다 권위주의가 옳다를 초월해서 보수주의가 다시 권력을 탈취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나는 정치철학자가 아니므로 여기 이상 더 나가지는 못하지만, 누군가는 내 뒤를 이어서 21세기 보수주의를 완성해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