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배송부의 업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날은 크리스마스이다.
 다른 부서는 아니겠느냐만은, 선물 배송부는 오직 크리스마스 이브에 정확히 선물을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부서로, 아이들의 소원 탐색이나 선물 준비, 보안 유지 등을 담당하는 다른 부서들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그리고, 다른 부서가 노력해 마련한 선물을 배송하는 것은 결국 선물 배송부의 역할이기에, 산타 주식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선물 배송부에는 선물 배송부의 역사가 담긴 사진 등이 붙어있다.
 1, 2차 세계대전, 국공내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도 용감히 뛰어들어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었다는 글귀 위에 한 손에는 작은 선물 상자를 든 채 포격을 피해 달리는 한 직원의 사진이 실렸다.
 하지만 그 글귀가 무색하게도, 현재는 유배지 취급을 받는 곳이다.
 사무직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현장에 투입되어 살이 에는 추위를 견디며 선물을 배송해야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까지 모두 감수해야할 직책을 맡으려하는 사람들은 점차 사라졌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다른 부서의 사무실보다 낙후된 곳에서, 유배지에 온 직원들은 빈둥거리고 있었다.
 사무실 한켠에 걸린 달력은 이제 크리스마스 이브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3일 앞두고, 부장님께선 부서 직원들을 모이게 하셨다.
 "자, 다들 아는 것처럼 크리스마스 이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부서,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아무도 다치지 말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송하도록 하자.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남성 사원들이 대부분인 선물 배송부는 특유의 군대식 문화와 상명하복이 잘 정착되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좋아. 지금 아르바이트 채용은 어떻게 되었나?"
 "저희 부서가 맡은 지역은 충원률이 절반 정도입니다."
 "절반? 흠.. 올해는 그래도 나쁘지 않구만. 작년보단 괜찮잖아?"
 선물 배송을 위한 아르바이트 충원률은 절반을 넘기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비밀 유지를 위한 1개월의 합숙과 한 사람이 배달해야할 어마어마한 양의 선물은 이른바 '산타 알바'로 불리는 선물 배송부 아르바이트의 기피를 불러왔다.
 충원되는 사람들도 다른 아르바이트와는 비교조차가 안되는 많은 임금에 혹해서 온 사람들이였고, 그마저도 실제 근무를 시작하면 살인적인 배달량에 도망을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장님, 그리고 올해부터는 드론 배달이 시범 도입되어서, 드론 조종을 위한 아르바이트 인력도 충원했습니다."
 드론 배달은 계속해서 낮아지는 선물 배송부 인력 충원률에 본사가 내놓은 해결책이였다. 재작년부터 시범운영한 지부들도 있었는데, 미국과 중국 지부는 올해부터 절반 이상의 배달을 드론이 책임지고 있었다.
 보고 내용을 쭉 들은 부장님은 흡족하다는 듯 말하셨다.
 "좋아, 이 정도면 올해는 꽤 괜찮구만. 다들 수고 많았고, 내일은 선물 배송 교육이 있으니 빠짐 없이 올 수 있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창 밖에는 눈발이 매섭게 날리고 있었다. 정말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