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우리 곁을 떠난 이여.
지금쯤 평안한 곳에 도착했기를...

먼 훗날 이곳을 떠나 당신 곁으로 갈 우리가
헤매지 않고 나아가도록 지켜보소서.

당신이 곁에 있었을 때 무심했음을 용서하오.
언젠가 다시 만나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금년 초에 조부상이 있었습니다

다들 잠든 장례식장에서 혼자 깨어 이 편지를 썼어요

발인이 끝나고 납골당에 봉안할 때

몰래 납골함 안에 편지도 함께 넣어두었습니다


아쉽게도 이제는 서로 다른 세상으로 떨어지게 되어서

많은 말을 할 수는 없게 되어 이 짤막한 시 한 편으로 대신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될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