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또 달렸다.


빗물이 로브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달릴 때마다 다리가 빗물로 젖힌 땅을 밟는 소리가 들려온다.


철퍽철퍽하면서


나와 비슷하게 망토를 몸에 둘른, 붉은색과 파란색의 망토에 달린 후드를 쓴 두 명의 실루엣이 앞장서 있길래 그들에게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 아까보다 좀 더 힘을 내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쾅!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이 나무 한 그루 위로 떨어졌다. 피뢰침처럼 벼락에 맞은 나무는 그대로 불탐과 동시에 쓰러졌고, 달려가고 있던 붉은색 실루엣과 나는 번개가 내려친 방향을 바라보다가 푸른색 실루엣이 빨리 오라고 외치자, 우리 두 사람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철퍽-철퍽-철퍽-


달리는 속도가 높아짐과 함께 빗물 밟는 소리 또한 커졌다. 한참 동안 달린  끝에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이길래 본능적으로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쏴아아아-


안으로 들어오면서까지 비 내리는 소리는 끝까지 우리를 쫓아왔다. 마치 이렇게라도 우리 세 명을 잡겠다고 발악을 하는 듯 한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딱! 하는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환해 지기 시작했다.


"휴우-인제야 살 거 같네."


자신의 검지 위에 떠오른 작은 공만 한 크기의 불을 바라본 뒤 붉은 색 망토의 후드를 벗으니 그 안에는 길게 늘어트린 네추럴 웨이브 분홍색 머리카락의 앰버색 눈동자의 소녀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굴을 발견해서 다행이야. 빗물 때문에 화염 마법도 제대로 사용 못했는데."

"하필 가는 길에 비가 내리다니 원..."


그에 이어서 푸른색 망토의 후드를 벗으니 그 안에서 갈색 머리카락의 옅은 갈색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는 춥다는 듯 입을 딱딱거리면서 몸을 떠는 모습이 보였었다. 으 추워 라고 말하면서.


"그것도 폭우가 말이야. 이놈의 날씨는 뻑하면 변덕을 부려."

"동굴을 제때에 발견해서 다행이야."


나 역시 입고 있던 검은색 망토의 후드를 벗어서 얼굴을 드러냈다. 후드가 벗겨지니 그나마 남겨져 있던 온기가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길래 양손을 뻗어 허공에 뜬 불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아까처럼 계속해서 밖에서 빗물 맞는 거보다는 낫잖아. 불을 피울 수 있는 공간도 생겼고 그 덕에."

"이 아름다운 미소녀 연금술사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거지."


나와도 돼 이젠-이라고 말하면서 망토를 흔들자, 그 안에서는 강아지 크기만 한 레드 드래곤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캬악 하고 외치면서 허공에 떠오른 드래곤의 턱을 긁으니 기분 좋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미소녀에 천재 연금술사인 키스의 불꽃으로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해야 할 때가 온 거잖아. 그래서 이렇게 나처럼 예쁜 불을 켠 거고."

"또 시작이다. 자칭 미소녀 연금술사 씨."


쉐라는 에휴-하면서 지친 몸을 쉬려는 듯  젖은 망토를 벗은 뒤 가까운 바윗돌에 앉았다.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한 손으로 꼭 쥔 체.


"넌 다 좋은데 한번 트리거가 당겨지면 멈추지 않아. 자기 외모 자랑을 늘어놓고."

"원한다면 내가 꼭 안아 줄까 쉐라? 나의 포옹 덕분에 더욱 더 몸도 마음도 따뜻해 질텐데."

"하면 정말 때린다?"

"자 자 그만하고 두 사람."


또 시작이네…. 두 소녀 간의 닭싸움. 나는 싸움이 크게 번지기 전에 나는 가방 속에서 야채와 고기가 들린 봉지를 꺼내었다.


"추운 데 슬슬 따뜻한 스튜를 만들어 줄 테니까."

"장작 준비 할게 당장."

"캬악!"


스튜를 만든다는 말에 가방 속에서 하나씩 장작을  꺼내는 키스였다. 그것도 모자라 냄비도 꺼내었고.


"이 미소녀 연금술사는 맛있는 것을 위해서라면 뭐든 준비한다고요-특히 귀여운 성운이가 준비해 주는 식사를 위해서면 말이지!"

"고마워 키스."


키스가 방긋 미소를 지은 체 나를 향해 바라볼때 나도 또한 미소를 짓는걸로 답해 주었다. 나는 가방 속에서 식칼과 도마를 꺼낸 뒤 당근과 감자 등의 야채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은뒤....


"오늘은 아까 전 사냥한 이 녀석으로 먹어야겠네."


가방에 묶여 있던 토끼 두 마리, 그것도 뿔이 달린 토끼 두 마리를 꺼내어서 바닥에 두었다. 아까전 숲을 돌아 다닐 때 잡은 뿔 토끼 두 마리를.


"야채도 있겠다 고기도 있겠다. 오늘은 진수성찬이다."

"토끼 이리 줘 성운아. 내가 손질해 줄게."

"그 와중에 나는 나처럼 예쁜 모닥불을 피워줄 게 두 사람-"

"모닥불하고 얼굴 예쁜 거 하고 무슨 관계야 그전에."




"따뜻해..."


스튜를 먹고 있던 키스는 후우-하는 숨소리를 내면서 스튜를 먹고 있던 키스. 그녀의 옆에는 그녀의 사역마인 블레이즈 역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얘는 고기만 먹고 야채를 안 먹는 면이 있지만..


"이렇게 비 내리는 날에 모닥불 앞에서 성운이 네가 만든 스튜를 먹으면 몸이 녹는 느낌이야. 추위도 금세 가라앉고."

"성운이가 해준 밥은 맛있는 것은 사실이지."


빵까지 찍으면서 먹던 쉐라 역시 추위가 많이 가라앉았다는 듯 떨고 있던 몸도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


"내가 거짓말 안 하고 모험 떠날 때마다 가장 기대되는 것이 오늘은 무슨 밥을 먹을지야. 던전 돌면서 이렇게 스튜를 시작해서 햄버거에, 국수 요리에, 튀김 요리까지..."

"덕분에 우리가 던전 돌때마다 늘 이렇게 뱃속이 따뜻하잖아."


콰광!


키스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천둥·번개가 다시 한번 내려쳤다. 번쩍-하는 빛의 섬광이 자나간 뒤 비 내림은 아까보다 더 해졌는지 바닥을 때리는 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이렇게 비가 내려도 이런 맛있는 스튜 사람은 우리 밖에 없을걸? 심심하면 맛있는 밥을 먹는것도 포함해서 말이야."

"기왕 밥 먹는거 맛있게 먹어야지."


나 또한 스튜를 몇  수저 떠 먹으니 몸의 추위가 가라 앉는 듯한 느낌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지면서 두 소녀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서서히 입에 미소가 그려졌다. 내가 만든 스튜를 먹으면서 서로 이런 저런 얘기 하는 모습을


"바쁜 일상이든, 던전을 돌아도 그리고 휴일 날때 어디를 놀러가도 맛있는 밥을 먹어야 한다고 봐. 그래야 제 아무리 힘든일이 있어도 맛있는 밥 덕분에 하루를 버틸수 있잖아."

"그건 그렇네."


탁탁-수저로 남은 건더기와 국물을 마신 뒤 주걱으로 한 접시 더 떠가는 쉐라였다. 떠 간뒤 맛있겠다-라면서 옆에 둔 빵을 찍어 먹는것도 잊지 않고.


"몬스터들과 싸운 뒤 그리고 의뢰를 끝 마친 뒤 먹는 밥은 그 어떤 밥보다 맛있긴 하지. 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동시에 이런 아름다운 미소녀의 얼굴을 보니까 입맛도 서서히 올라가지? 응? 그치?"

"네 얼굴하고 뭔 관계인데요 자칭 미소녀 연금술사씨."


윙크를 하면서 혀를 쏙 내미는걸로 대답하는 키스였다. 쉐라하고 나는 저럴줄 알았다 라고 말하듯 쓴 웃음을 지었고.

한참동안 먹던 나는 바깥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내리는, 멈출줄 모르는 비를 바라보면서.


"갑자기 생각이 나네."

"뭔데 성운아?"

"별거 아니고 키스. 고향을 떠나기 전 말이야."


불이 어느정도 사그라 졌다는것을 알아내면서 곁에 둔 장작을 모닥불에 던지니 화악-하는 소리와 함께 불씨가 튕겨져 나오고 있었다.


"고향이라면 네가 말한 그 한국이란곳을 말 하는거겠지?"

"맞았어 쉐라."


나 역시 내 그릇이 비어 졌다는것을 알아내면서 한주걱 뜨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때도 이렇게 내렸었어. 비가 말이야."


쏴아아-하면서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내 눈이 감겨졌다. 딱히 피곤한것도 아니지만 비소리를 자세히 감상하기 위해.


"폭우처럼 말이야. 그래 지금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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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부터 써왔던 라이트노벨 리메이크 재연재 합니다.

노벨피아나 네이버에도 당장 올리고 싶지만 지금은 여기서 천천히 올리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