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께선,
나를 가두었다.
나는,
자네께 가두어졌다.
대강 엮이기만 한 철사들 속으로에
나는 자네께 가두어진 몸이었다.
아랫목 따스한 불꽃에 몸을 뉘인
안락한 자의 말로에는
어떤 조화가 꽂혀 있으려는지 몰랐겠다.
병 밖에서는 왁자지껄한 기적소리,
작은 몸으로 나갈 만한 구멍은 많았지마는
가시도 없는 철사들을 굳이 넘어가
내가, 기차라도 타고 날아갔겠는가.
걷는다는 것은 단언컨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발음이요,
생각에다 파편마저 꽂을 염려가 없다.
거칠 것 없는 행동에 대한 반응은 가당토록 간결한 결과로써
규약이나 개념 따위랄 것 모두 산산이 집어던진 채로
녹아가는 살결에 힘을 풀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누구께 묻는다 해도
언제고 편리하기만 한 가축이요,
나는.
자네께서 가둔 몸이다,
자네는.
나를 가두셨다,
무료함을 뱉어낸 곳이라.
어디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