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세상에

거창한 행복따위 없었단 걸

알아 차렸다.

기한이 다 된 신선 식품 무더기.

쌓여가는 음식 폐기들.

주인의 늘어가는 근심.

내 어릴 적과 다를 바 없다. 

똑같은 처지가 

근래에 유독 눈에 밟힐 뿐.


그렇게 정신없이 살아왔건만,

이젠 바쁘지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바로 일을 한다.

또다시 새로운 시작이다.

그리고 또 다시 끝이다.


그렇게 빈소 마냥 

사람없는 침묵속에 

편의점 빈자리를 지킨다.

향을 피우고 성공의 신을 향한

명복을 빌면서...


-2024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