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 초년생부터 매달 100만원씩 저축을 해왔었다.

한참을 저축하다 1000만원 쯤 모였나.

코인 열풍이 불고 나도 거기에 편승해서 처음엔 300으로 1500까지 불렸다가 눈이 돌아가서

그동안 모았던 1000만원을 다 탕진했다.

그걸 시간이 좀 지나서 어머니가 알게 되었고 이 일은 아버지에겐 비밀로 하고 용서해주는 대신에

니가 돈 관리 하는 건 못 믿겠으니 처음처럼 똑같이 100만원을 엄마한테 매달 입금하는 조건으로 용서 받았었다.

그걸로 한번 홍역을 치르고 나서 또 그렇게 한참 모으는데

내 돈을 어머니는 자기한테 입금하는 걸 아버지에겐 비밀로 하라며 아버지가 내가 모으는 돈에 대해 궁금해 하실 때 마다

내 스스로 잘 모으고 있다고 얼버무리게끔 시키셨다.

솔직히 바보가 아니고서야 내가 매달 입금하는 돈을 순수하게 모으고 있진 않겠구나 하는 의심은 생겨날 수 밖에 없었고

떠보기 식으로 중간중간 얼마나 모였는지 물어볼 때 마다 말을 얼버무리며 통장 잔고는 한사코 보여주지 않으려는 어머니 모습을 보며

용도는 모르겠지만 내 돈을 어느 정도는 사용하시는구나 하는 확신이 생겼다.

근데 나도 지은 죄가 있고 하니 생활비 좀 보탠다 생각하지 뭐.. 하고 눈감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게 참.. 어머니는 내가 그런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너무 당당하게 나에게 많은 것들을 강요하고 가스라이팅 하더라

가끔 내가 모은 돈을 언급하며 단순히 통장에 묵혀 두고만 있으면 낭비이니 전세금에 보태거나 은행 상품을 가입하거나 하자는

제안을 할 때 마다 사람을 바보 취급하거나 너는 이 돈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말라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매달 월급날이 되면 사채업자보다 더 독하게 나를 독촉하더라.

나도 사람인지라 카드값이 저번달보다 더 많이 나올 수도 있고 또 내가 내 생활비로만 월급을 쓰냐?

그것도 아니다 엄마 생일에 새 차 뽑아주고 그 차에 대한 할부금도 내가 4년째 부담 하고 있으니까.

가끔 위와 같은 이유로 이번달엔 100만원 까지는 안될 것 같다고 하기라도 하면 니가 그런식 이니까 너한테 돈을 못 맡긴다며

오만가지 싫은 소릴 늘어놓고 그걸로도 부족해서 밖에서 내 흉을 보고 다닌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친척들 모이기라도 하면 내 청문회가 열리니까 씨발 ㅋㅋ

그 자리에서 내가 엄마 내 돈 주는데로 안 모으는거 다 안다고 일갈이라도 할까 고민했는데

그러면 우리 집 콩가루다 광고 하는거 밖에 더 되냐 참고 참았다.

그런데 저번 주 주말에 이모들이 집에 왔었다.

여느 때와 같이 청문회 열리고 스트레스 극에 달해있는데 사람 운전기사로 써먹고 어머니랑 이모들이랑 뒤에 앉아서

내 운전이 거치니 천천히 달리라니 사고나 죽으려고 한다니 왜 내가 가라는 곳으로 안가니 등등 사람 속을 박박 긁어대는데

결국 눈이 돌아서 그날 저녁에 이모들 보내고 각 잡고 물어봤다 내 돈 모은 거 잔고 보여 달라고

또 얼버무리더라 계속 추궁했다.

결국 잔고는 안 보여주고 1000만원 있다고 하더라 그 얘기 듣고 내 표정이 개 썩어 들어갔다.

왜냐면 대충 계산 때려봐도 4000만원은 있어야 하거든 이것도 최소고 따지고 들면 솔직히 4500만원 쯤은 모았을거다.

내 표정 썩는 걸 보더니 갑자기 2000만원 있다고 말을 바꾸더라

거기서 느꼈다 아 씨이발 천만원은 커녕 한푼도 없을수도 있겠구나 ㅋㅋ

자꾸만 내 표정이 썩어 들어가니까 니가 이럴줄 알고 100만원씩 따박따박 받으려 했던거였다~

니 차 수리비나 이런저런 부대 비용 생각하면 당연한거 아니냐~ 등등 내 탓을 시전하더라

이상하다 내 차 유지비는 다 내가 냈는데 ㅋㅋㅋㅋㅋ

일단 말없이 방에 들어가서 아가리 닥치고 누워있었더니 카톡 하시더라

아빠 없을 때 이야기 하자고 걍 씹었다.

다음날 일하는데 카톡으로 뭐라했더라..? 그냥 내용은 잘 기억 안나는데 감성팔이 하길래 이것도 그냥 씹었음

그리고 오늘까지 거의 소통없이 지내고 있는데 솔직히 나도 불편해서

내가 나가 살 전세금 모을 때 까지 이대로 지내야할지 아니면 용서한 척이라도 해서 잠깐이라도 맘편하게 지내야 하나

고민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