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다사다난한 섬, 영종도 -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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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저너머

추천 10 비추천 1 댓글 8 조회수 919 작성일 2020-03-09 12:02:33 수정일 2020-03-09 12:04:37

https://arca.live/b/city/1040202

안녕, 도지챈러들. 지난번에는 영종의 선사시대 유적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엔 영종의 삼국시대, 고려시대에 대해 알아보려 해.

영종도가 최초로 국가에 소속된 것은 기원전 2세기 ‘진국’ 이 최초야. 진국은 고조선과 동시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국가 혹은 국가들의 연합체를 통칭하는 말로, 자세한 것은 나무위키를 참조하면 돼.

이후 기원전 1세기에는 마한의 소국으로 존재하다가, 삼국시대에 접어들어서는 265년에 백제에 속하게 돼. 그러다 475년 장수왕 시기 고구려 매소홀현에 예속되고, 551년 성왕의 한강 유역 수복으로 백제가 다시 탈환해. 하지만 불과 2년 후인 553년, 진흥왕에 의해 신라 아래로 들어가게 되지. 이로 인해 영종도는 삼국 시대 모든 국가에 다 속해본 경험을 갖게 되었어. 일종의 트리플 크라운(?) 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ㅎㅎ

영종도는 후삼국시대까지 쭉 신라 치하에 남아있어. 그러다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로 넘어오게 되지.

고려 시대 영종도에는 중국(송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객관인 ‘경원정’ 이 설치되었어. 이곳은 우리나라의 외국 사신이 왕래할 때 처

음으로 기착하는 장소로 무역 거래는 물론 한·중간 중요한 항로였다는 의미을 지니고 있는 곳이라고 해.

실제로 <여지도서> 에도 영종도가 수로의 요충지라는 언급이 있어.

“ "조세를 운반하는 배와 장삿배가 모두 이곳을 통과하니 수로의 요충지이다…(후략)”

또한 영종도의 옛 이름인 자연도도 이곳에서 유래했어. 이는 송나라 서근이라는 대신이 경원정에 들렀을 때 푸른 하늘에 제비들이떼지어 나는 모습을 보고 제비가 많은 섬이라 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해. 이때가 대략 1232년 정도라고 전해져.

경원정은 현재의 구읍뱃터 자리에 있었다고 하며, 이 곳에서 머물던 외국 사신들은 육지로 나갈 때 인천 능허대로 출발했다고 해.

고려시대 영종도에는 의외로 왜선의 침략도 있었어. <고려사>에 따르면 수 차례 있었다고 하는데, 이 중 1350년(고려 충정왕 3년 8월)의 침략은 무려 130척 규모였다고 해. 보통 왜적의 침입은 남부지방에 국한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서해안에도 왜적이 침입했다니. 조사해보면서 상당히 놀랐어. 여담이지만, 같은 기록에 따르면 무려 부평(…)도 1378년 왜적한테 털린 적이 있다고 해. 현재 내륙인 부평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강화도만큼은 아니지만 영종도도 유배지로 종종 쓰였는데, 이곳으로 유배된 인물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두경승 장군이야. 무신정권 시기 문하시중에 올랐을 정도로 권세있는 인물이었는데, 최충헌이 이의민을 암살한 후 그의 정적이 되어 영종도로 유배를 오게 되었다고 해.

두경승이 유배된 곳은 현재의 운북동 지역에 속한 동강마을이야. 그는 이곳에서 독살당했어. 두경승은 죽어서 영종도에 묻혔고, 아직까지도 이곳에서 두경승의 후손들이 그의 제사를 지낸다고 해.

두경승의 묘

여담으로 동강마을이란 지명은 ‘동광리’로 바뀌어서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는데, 1시간에 1대 오는 중구 공영버스 3/4번만 경유할 정도로 굉장한 시골마을이야. 그 흔한 편의점도 하나 없고, 도시가스도 올해 들어서 들어온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공항철도 영종역 2번출구에서 도보 20분 정도면 접근할 수 있으니 사정이 아주 나쁘지는 않지.

현재의 동강마을 전경

고려시대 영종도는 유배지뿐만 아니라 피란지의 역할을 하기도 했어. 1231년 몽고 병사들에 쫓긴 평안북도 의주와 창주 주민들이 피란을 와 무려 30년 동안 살다가 돌아갔다고 해. 그 중 일부는 그대로 영종도에 눌러앉았다고 전해져.

이러한 기록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고려시대 초기 영종도는 인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으나, 후기에는 왜구가 침략할 정도의 섬이 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고려 후기에는 꽤 번성했다는 추측이 가능해. 하지만 정확한 인구는 언급되지 않으며, 구체적인 인구 기록이 나오는 것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