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도서관에서 책 찾아보다가 본 것중에 신기해서 얘기해봄

 

잉벌노(仍伐奴)가 보통 '늠내'로 읽힌다고 하잖아

근데 어떤 사람이 독자연구인지 진짜 국문학과 출신인지 보지는 못했지만 암튼

잉벌노가 너부내/넙버노 정도로 읽힐 수 있다고 주장하더라고.

보통은 仍이 莻(늣/늦)에 쓰이는 걸 봤을 때 '느'로 읽힌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완도군에 넙도의 한자가 芿島인 걸 볼 때(우리나라에서 훈차하는 거 처음 봄;;) 仍 역시 '넙'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는 거였음.

그리고 잉벌노가 '뻗어나가는 땅'이라는 점을 볼 때 '너부내'라고 그러면 넓은땅 이런 느낌이 확 오니까 마을 뜻도 와닿기도 하고.

같은 식으로 동사힐이랑 장항구도 해석하더라고. 특히 장항구(獐項口)=고사야홀차인데, 장(獐)이 '노루 장'이고, 구(口)가 홀차인건 이미 알려진 연구니까, 노루=고사야(고구려)=고시카(小鹿)(일본어)로 해석하는건... 환빠 느낌은 나겠지만 뭐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은 들었음. 이와는 달리 노루가 아니라 원래 '나루'니까 장항구는 '노루 입'이 아니라 '나루 입' 즉 배가 드나드는 길목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학자도 있고.

 

결론은 이미 한자화된 지명을 현대에 와서 마을 이름의 유래를 정확히 알기는 힘든 것 같음. 신라시대에는 고유어 지명을 한자어로 만들어 버려서 순우리말 지명이 정확히 뭐였는지 모르게끔 만드는데 공을 세웠다면, 조선시대에는 그 한자어 마저 '성리학'스러운 뜻으로 바꿔버려서 뜻마저 추정이 안되게 해버리는 혁혁한 공을 세우심. 예컨대 무수리(無愁里)는 누가 봐도 무쇠(水鐵)에서 나왔을 건데 뜬금없이 근심없는 동네로 뜻을 아예 바꿔버림. 이게 다 일제 전에 이미 벌어진 일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