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거 사진 방향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됨?

 

 

이건 순수한 지리적 문제라기보다는 일정부분 정치적, 행정적인 문제인데... 예를 들어 https://arca.live/b/city/452901 이 글에서 제안한 부 개편안을 생각해 보자.

 

일단 현재의 행정구역 및 지방자치제도에서 광역시/특별시는 도와 동급의 광역자치단체지? 그리고 부 개편안이라는 건 말하자면 도에 소속된 시군급 기초지자체 몇개를 묶어서 부로 편성하자, 즉 도를 몇개로 쪼개자는 개편안이란 말야. 즉, 부 개편으로 탄생할 '부'는 필연적으로 기존의 도보다 규모가 작고 격이 낮은 지자체/행정구역이 되는 거.

 

그런데 부 개편안 이야기하는 친구들은 보통 인천은 인천부, 부산은 부산부 하는 식으로 기존 광역시는 그대로 부로 전환하거나, 오히려 주변 행정구역 일부를 흡수해서 덩치를 더 키우는 쪽을 지향하잖아? 그렇게 되면 이건 기존 광역시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건 해당 지자체의 격하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이전까지 도랑 동등했던 광역시가 이젠 도보다 격이 낮은 부와 동등한 처지가 되어버린 거지. 당장 위에서 부 개편안 이야기한 친구가 쓴 글을 보더라도... 부 인구 기준선을 50만~200만으로 잡아놨는데도 인천부, 대구부, 부산부 이런데는 막 인구가 삼사백만씩 튀어나와버리잖아. 애초에 기존 도의 인구가 수백만 단위 정도로 광역시와 균형이 맞춰진 상태였는데, 도는 여러개로 쪼개버리는데 광역시는 그대로 부로 가져가면 당연히 인구규모 불균형 현상이 격심해질 수 밖에 없지... 이렇게 되면 과소대표되든 과대대표되든 지자체간 불평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고.

 

그리고... 그 글 보니까 서울은 수도라고 '서울특별시' 라고 따로 빼놨던데, 이 경우 서울특별시는 다른 부와 동격이 되야 할까? 아니면 다른 지자체인 '부' 보다 상위의 특수한 지자체로 대우받게 될까? 만약 전자라면... 인구 50~60만짜리 부하고 인구 천만급의 서울이 동급의 지자체로 인정받는다는 것에 납득 못할 사람들이 나올테고, 후자라면 반대로 아무리 수도라도 행정구역단위에서부터 특별한 우대를 받는다는 것을 납득 못하는 사람들이 나오겠지?

 

뭐 정리하자면... 지금 현재 한국의 행정구역/지방자치단체는 광역지자체인 시도하고 기초지자체인 시군구의 2층 구조잖아? 그런데 부 개편을 한다면 시군구는 합쳐지고 시도는 쪼개지면서 필연적으로 이게 단층화 될 거야. 그런데 도 출신 부는 도를 쪼개서 만들어지는데 광역시는 통채로 부로 전환된다면? 당연히 인구 균형이 안 맞고, 인구 균형이 안 맞으면 경제적 균형도 맞을 수 없지.

 

해서 이런 부 개편안을 가끔 보멸 때 드는 생각이, 너무 면적이나 거리 개념에만 집중해서 나온 의견이 아닌가, 인구 역시 지리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고, 인구가 곧 권력이고 세력이라는 점을 다소 경시하고 있지 않은가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