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버스의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사직대로-상당로 축에 대부분의 노선이 몰려있다는 거임. 덕분에 사직대로-상당로 상에서 움직인다면 아무 거나 잡아타도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 뿐더러 수많은 노선이 겹쳐 지나가서 배차간격이 극한으로 줄어든다는(줄어들다 못해 기차놀이를 할 정도...) 이점이 생겼음. 단점은 당연하게도 그 상에서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는 배차간격이 젬병이 된다는 것. 예를 들면 산남동과 성화동-개신동-가경4지구 지역이 배차간격과 노선이 안 좋은 곳으로 유명하고, 지웰시티도 수요가 많은 지역 치고는 노선이 좋지 않음. 근데 그렇다고 단순히 사직대로-상당로 지나가는 노선들을 빼서 다른 데로 돌리면 해결이 되냐면 그것도 아님. 왜냐하면, 청주시내버스의 근본적 문제인 '외곽 노선이 많다'와 연결이 되기 때문.

현재 통합 청주시의 면적은 900km^2가 넘음. 청원군이 분리돼있었을 시절부터 청주시내버스가 청원군 지역과 청주시내를 잇고 있었고, 지금도 그 기본적인 형식은 변하지 않았음. 근데 말그대로 '외곽'이기 때문에 지역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노선은 많이 필요한데, 정작 그 노선이 있는 외곽 지역의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있음. 가경터미널, 충대, 성안길, 육거리시장 정도? 그렇다 보니 노선 수는 많은데 그 노선이 외곽부에서만 갈라지고 시내에서는 다 똑같은 길로 다닐 수밖에 없음. 심지어 그런 외곽노선은 일단 길이 자체가 길기 때문에, 똑같은 대수로 운행해도 시내권에서만 도는 노선보다 배차간격이 벌어지기 때문에, 같은 배차간격을 유지한다면 외곽노선 쪽이 차가 더 많아야 함. 근데 이런 상황에서 모든 외곽 지역을 청주시내와 연결한다면 노선은 늘어만 나고 차는 소비하게 되고, 그래서 앞서 말한 가경터미널, 충대, 성안길 등 주요 거점을 외곽뿐 아니라 시내권의 다른 동네와도 연결해야 하는데 차가 부족해지니 매우 비효율적임.

그래서 읍면공영버스라는 걸 도입했음. 마침 청주는 읍면 중에도 오창, 내수, 미원, 문의, 남이, 오송, 강내, 옥산 등 외곽 읍면 치고는 어느 정도 상권이 갖춰진 동네가 많기 때문에, 곳곳에 산재한 마을들을 읍면 중심지까지만 이어줘도 주민 생활에 큰 무리는 없어서 이런 식의 운행형태가 정착하게 됨. 자연스럽게 외곽노선은 읍면 중심지를 가는 노선이 주류가 되고, 듣보잡 마을 가는 노선은 하루에 얼마 운행하지도 않게 됨. 심지어 이른 아침에만 한두 번 다니고 끊기는 노선도 있음. 일부 마을의 경우 시내에서 이어지는 노선이 아침에 한두 번 다니고 끊기거나 아예 없어 사실상 읍면공영버스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미원이나 내수, 옥산 쪽에 특히 이런 지역이 많음. 그리고 현도 쪽은 신탄진 생활권이기 때문에 현도 곳곳에서 신탄진을 잇는 공영버스가 주류가 되었음.

근데 문제는 이래도 차가 부족하네 ㅋㅋㅋㅋㅋㅋㅋ 잘 보니까 외곽노선 중에 502, 105번이 길이는 오질나게 긴 주제에 차를 워낙에 많이 쓰고 있었음. 문제긴 한데, 여긴 조치원과 증평에서 쏟아지는 수요가 너무 압도적이라 차를 빼서 시내권에 넣고 싶어도 못 뺌 ㅋㅋㅋㅋ 그렇다고 얘네들을 괜히 다른 데로 우회시키면 배차간격도 줄어들고 조치원과 증평에서 오는 승객의 불편도 늘어날 게 뻔하지. 그 다음으로 차 낭비가 심한 게 아마도 711인데 여긴 청주 차만으로는 도저히 안 되갰는지 진천여객까지 공동 배차를 하고 있음. 211도 길이가 상당히 긴데 면 단위, 그것도 강내나 옥산처럼 인구가 1만 명대는 되는 곳도 아닌 데나 가는 노선 치고는 배차간격이 좋아서 차를 많이 잡아먹는 편이려나? 꼭 필요한 노선만 남겨도 이렇게 차가 많이 들어가니 증차 말고는 답이 없음. 그래서 시내권은 시내권대로 배차간격이 쩍쩍 벌어짐. 그리고 외곽지역인데도 배차간격이 안 좋은 지역이 있는데 바로 인구깡패인 오창과학단지.

근데 또 문제라면 대중교통 이용자가 전체적으로는 감소하는 추세라 증차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ㅋㅋㅋㅋㅋㅋ 이제 테크노폴리스랑 동남지구도 입주가 돼가는데 시내권 노선에 쓸 차가 없어서 청주시는 한 70대는 증차해야 좀 탈 만한 배차간격이 될 텐데 그렇게 증차할 수가 없다.

그나마 올해 30대 증차가 예정되어있다니 여기에 운명을 거는 수밖에... 이번에는 충격과 공포의 2017년 개편안 같은 똥을 만들어 보여주지는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