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우리가 좋은 집을 고를 수 있는 방법 - 모델하우스를 보자!


자 이제 본편이야.

우선 우리가 집을 고를 때 모델하우스에 가겠지?


우선, 지방의 특이한 건설사를 제외하고 건축자재 업계 종사자로써 99.9999%로 확언 하자면,

모델하우스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공개된 제품은 절대로 바꿀 수 없어.

이걸 업계 용어로 '스펙'이라고 해.


즉, 모델하우스에 들어간 시공 자재는, 곧 우리가 살 아파트의 시공 자재랑 일치하면 된다고 보면 되는거야.

집안 내부 디자인부터 벽지, 몰딩, 문, 천장재, 수도꼭지, 위생도기, 주방, 가전제품 등등.


모델하우스가 오픈해서 사람들에게 공개된 이상, 건설사는 자기들 브랜드 신뢰도이든 뭐든

하자나 결함으로 큰 문제가 생기지만 않는다면

모델하우스에 들어간 제품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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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자, 그러면 건축 자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우리가 보면 되는 건축 자재가 무엇일까?

가전 제품? 미안하지만, 더 비열한 건설사일수록 더 좋은 가전제품만 쓰는 경우가 많아.

물론 초고급형 아파트라면 A-Z까지 모든 자재를 좋게 쓰겠지만,

그냥 일반 아파트라면, 건설사가 미끼로 가전제품만 좋은 것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왜냐고? 


너희 영림 몰딩 도어라고는 들어봤어?

그로헤는?

IS동서는?

유에스지보랄는?


취업준비하는 친구들은 들어봤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쪽에 취업하기 전까지는, 앞에 있는 브랜드는 들어보지는 못했어.


영림은 벽과 천장 사이를 잇는 '몰딩'과 문 등을 생산하는 업체이고,

그로헤는 독일 고급 수전 브랜드야.

IS동서는 국산 요업업체

보랄은 천장재.


문제는, 앞서 말한 그 어떤 건설자재가 좋은 품질로 유명해도,

자동차처럼 일반인이 

"어! 저건 벤츠, 어! 저건 람보르기니!"

알아보고 식별할 수 있는 '메이커'가 아닌 것이지..


이쪽 업계에서 좋은 제품의 메이커이고 유명할 지 언정, 제품에 큼지막하게 회사 이름이 적혀있는 경우가 없는 제품들이야.

대신 가전제품은 광고도 많이하고, 제품에 떡하니 메이커도 밖혀있고,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잖아.

삼성 LG 등등 말이야.

거기다 건축자재에 비해, 가전제품은 단가도 싸지.


위에 말한, 업계에서는 품질로 유명하지만 일반인이 잘 모르는 브랜드는

건설사 원가 절감 순위 1호야.

건설사는 일반인들이 노출이 덜한 건축자재의 여하로, 자신들의 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것이고.

그러니 잘 보이지 않는 이런 제품들을 그냥 '싸구려'로 대체하기 마련이지.



문제는 이러한 제품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거야.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콘센트 빼고 그냥 교체하면 되지.


그런데 배관이 고장 났다? 타일이 박살났다?

바로 큰돈으로 이어지는거야. 다 뜯어야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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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건축자재 '이것' 하나만 보면 좋은 아파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업계 종사자만 아는 꿀팁.


바로 화장실,

위생도기야.


쉽게말해 양변기, 세면기, 수전 등등 메이커를 보면 돼.

화장실에 들어간 제품 브랜드를 보면 그 아파트의 격을 알 수 있어.



그 이유는,


첫째, 식별하기 쉬운 브랜드

이게 가장 커.

아쉽게도 타일은 뜯어서 뒷면을 봐야하지만, 위생도기는 제품 별로 메이커 이름이 떡하니 써있어.

위생도기 시장도 브랜드별, 제품별 단가차이가 크나봐.


둘째, 위생도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말이 좋아서 위생도기이지, 그냥 똥통이잖아..

그러니깐 일반인이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건축자재이지


따라서, 위생도기가 어느 레벨의 메이커인 것을 보면 

건설사가 이 집을 짓는 마인드을 엿볼 수 있는거지.

하다 못해 '똥통'이라도 좋은 자재로 썼는데, 이 집에 들어간 자재가 나쁠까?



하루에도 현장 관리로 모델하우스 3~4채를 들리지만,

저 위에 공식이 틀린 적이 없더라...


모델하우스에서 시간 잠깐 짬내서 화장실에 쓰윽 들어가서

세면기나 양변기 메이커 보면

아니나 다를까, 우리 제품이 들어간 가격에 따라서 화장실 브랜드도 바뀌더라.


그래서 그 메이커는?

두구두구..


1순위 / 좋은 자재, 양심있는 아파트나 최고급 아파트에 들어가는 브랜드


대림 바스, 아메리칸 스탠다드 등

대림바스는 화장실이나 소변기 가면 곰탱이 한마리 그려진 것 봤지? 제일 많이 보이는 것 같음.

아메리칸 스탠다드는 호텔가야 보이던데, 요새는 아파트에도 많이 보이더라.

영어로 American Standard라고 적혀잇음.


위 두개가 들어간 아파트면 빼박 엄청 좋거나 중급 이상 자재를 쓴 아파트야.



2순위 / 적절하게 썼거나, 안좋을 수도 있는 브랜드

계림, 로얄, 이누스, 대림 도비도스

이쪽은 욕실업계에서는 메이커라고는 들었는데, 단가가 위에 비해 많이 싸나봐

계림은 큰 K아니면 KELIM 라고 적혀있고, 로얄은 R, 이누스는 INUS라고 적혀잇음.

대림 도비도스는 대림바스랑 이름은 같은데 다른 회사라더라. 나도 무슨 내막인지는 잘 모름.

암튼 DOBI DOS라고 적혀잇음


3순위 / 그냥 100% 안좋은 아파트

위에 브랜드를 제외한 이름이 적혀있다?

걸러 그냥... 싸제에 이름도 없는 중국산이야... 물론 지어질 니 집도 그럴꺼구..

물론, 초호화 타운하우스나 타워팰리스 같은 곳은 아예 국내 시장에는 진출도 안한 해외 수입 자재를 쓰는 경우도 많아.

그것까지 하나하나 알정도로 나도 공부는 많이 안했어. 나도 일반적인 아파트에서 본 경우야.

그런데 한남동에 싸구려 아파트를 짓진 않을꺼 아니야? 적절히 그 위치를 보면 답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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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매듭지을지 모르겠네.


나도 건설자재 중에 한 파트만 담당하고, 
더군다나 위생도기 업계는 내 분야도 아니고 

딱 내가 위에 이름 말한 브랜드 빼고는 알고 있는 정보가 없어.


쬐끔 길게 쓰긴 했는데, 집이라는 것이 한두푼 하는 재산이 아니니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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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정리

1. "분양 임박!", "1차 분양 종료! 2차분양 임박!", "초특급 프리미엄의 격을 짓다!"(이래놓고 개 쓰레기 아파트 엄청 많음)
이런 문구는 걸러라. 아파트는 플랜카드가 아니라, 모델하우스 가서 보자.

2. 건설사는 일반인이 건축자재 메이커를 꿰고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 식별이 가장 쉬운 건축 자재 중에 위생도기이고, 이것을 메이커로 쓰면 집 자체도 좋은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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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은 집에 살기를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