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나주천을 따라 보고 들은 것 들을 하나하나 써보려 합니다. 오늘 쓸 거는 

요렇게 네 군데가 되겠습니다.



첫 번째 여정의 출발지는 한수제입니다. 벗꽃 시즌만 되면 사람들이 어마무시하게 몰리는 곳입니다. 전 가을 즈음에 가서 사람을 별로 없더군요. 산책하는 동네 어르신 외에는 안 보였습니다.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저기를 걷다보면 작은 길이 있는데, 등산로 비스무리하게 되어있습니다. 좀 올라가다보면(10분? 20분?) 탁 트인 곳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나주 시내가 다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한수제를 둘러싼 산봉우리 어딘가에 공군 방공포대가 있다고 나주가 고향이신 선생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굳이 나주같은 후방에 그게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한수제의 가을 풍경입니다. 왜 사진이 뒤집혀 나오는지 모르겠네요ㅅㅂ


두 번째는 나주 향교입니다. 한수제에서 금방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나주는 호남에서 가장 큰 고을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여기 향교가 엄청 오래됐습니다. 거의 조선조 건국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더군요. 덕분에


 나무가


어마무시하게 큽니다. 

제가 갔을 때는 뭐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체험 비스무리 한 걸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그 날은 사람이 꽤 북적북적 했습니다. 멍때리고 있으니까 거기 관리하시는 분이 오셔서 학생들 왔다고 닫혀있는 대성전을 열어주시더군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대성전 뒤에 기숙사(동재, 서재라 하던가)가 있고 그 뒤에 다른 시설이 있는데 거긴 못 가봤습니다. 


다음은 교동교 입니다. 별거 아닌 다리에 왜 표시를 해 놓았냐면



보시는 것 처럼


다리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향교 관리하시는 분 께서 말씀해주시기를 저 다리를건너서 과거 급제자들이 말을 타고 왔다더군요. 그래서 양 기둥의 꼭대기에는 어사화가 있고, 저 기둥 안에는 서책을 쌓아 디자인했더군요. 저기 건너편에는 현대식으로 학사모가 있고 그 안에는 문제집이 쌓여있었습니다. 수학의 정석도 있었어요. 토 나올뻔.


아 글고 한수제하고 다리 사이에는 





요런게 있습니다. 물을 마셔보려 했는데 벌레 한마리 떠있는거 보고 포기했고요, 팔에 물만 뿌려봤습니다. 물은 엄청 차가워요.


마지막은 나주성당입니다. 천변은 아니지만 여튼 가보긴 했죠. 잘 몰랐는데 저기가 성지라고 하네요. 나주에 천주교를 전파하다 순교한 세 분을 기린다고 합니다. 건립된 역사가 굉장히 오래되서 그런지 예전 건물은 쓰지 않고 새 건물을 사용합니다. 처음에 지어진 건물은 1935년에 지어졌어요. 뭐랄까, 굉장히 소박한데 그래서 더 친근한? 그런 느낌이에요. 물론 안쪽에 들어가면 숙연해진다고 해야하나, 그런 기분이 들더군요(제가 종교인이 아님에도). 그 뒤 언덕에는 무슨 기념관이 있었어요. 그곳을 맡았던 분들의 사진이 걸려있고 그 역사를 전시한 공간인데 자세히 기억은 안나네요. 이곳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소는 성당 바로 옆에 있는 순교자 기념 경당이에요. 밖에서 봤을 때는 그냥 무덤같이 생겼어요. 엄청 작은 천마총 생각하시면 될 거 같네요. 안에는 되게 독특한데, 주변이 꽉 막혀 있다가 어느 순간 천장만 트여있는게 보여요. 사방이 어두운데 그곳으로만 빛이 들어오는 그런 광경은 참. 그냥 거룩하다? 감히 범할 수 없는 그런 느낌. 신앙을 탄압받던 이들에게 순교하신 분들도 저런 빛이 아니었을까... 지금 돌아보면 굉장히 오글거리지만 저기에 가보면 아마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할 거에요. 종교인이 아니어도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쓰다보니까 글이 겁나 길어졌네요. 2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쓰려니 가물가물 하네요. 여튼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