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선. 서울에서 원산까지 잇는 철도로, 현재는 연천에서 끊겨버린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음


  일제강점기 이후로 철도 주변에 공장이 건립되기 시작함. 경원선 역시 광복 이후 본격적으로 연선을 따라 공장들이 적지않게 들어서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나라 산업화에도 기여했지




  시간이 지나, 서울이 비대해지면서 슬슬 변방이나 다름없었던 도봉구에도 주택가가 형성되기 시작함. 경원선 주변으로 입지했던 공장들 주변에도 주택이 들어서면서 산업화에 기여했던 공장들은 더 이상 기피시설로 전락하게 됨. 그 와중에 80~90년대 부동산 안정화에 따른 주택 공급을 위해 각종 택지개발이 이루어지고 민간업체에 의한 아파트가 여기저기 건설되면서 국민들의 주요 거주형태가 아파트로 자리잡기 시작함. 이 당시 서울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식은 택지개발(목동, 상중계, 고덕, 가양 등)과 산자락에 자리잡은 달동네 재개발(옥수, 봉천, 사당 등) 자잘한 연립주택 재건축 그리고 공장 터에 짓는 방식이였음. 


  앞서 말한 것처럼 공장은 더 이상 기피시설이나 다름없었고 때마침 도심 내 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게 그 당시 주요정책이였던만큼 슬슬 민간에 의해 공장터가 아파트단지로 변모하기 시작함. 경원선 주변에 입지한 공장터들 역시 트렌드(?)에 맞춰 하나둘 씩 아파트단지로 들어서게 됨. 지금의 북한산 아이파크, 창동대우, 창동데시앙아파트 모두 기존 공장터였던 곳. 주민들 입장에선 낡아빠진 공장 사라지고 삐까뻔쩍한 아파트가 들어서니 우리동네도 발전하는구나 흡족했다하지



그리고 시간이 또 지나 도시개발 트렌드가 '복합개발'로 바뀌기 시작함. 우리가 잘 아는 롯본기힐즈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어 복합개발이 부동산의 최유효이용으로써 각광받은거지. 복합개발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으며 개발업자에게도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고 기업의 브랜드 제고에도 안성맞춤이였기때문에 전국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함




신도림에 있던 연탄공장은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 쇼핑몰이 겸한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고

영등포에 있던 방직공장은 신세계와 결합하여 타임스퀘어라는 복합쇼핑몰로써 지금도 잘 나가는 중


이 당시 서울시내 개발가능한 대규모 가용지는 거의 없었고 그나마 남은 공장터가 복합단지를 건설하기에 최적인 자리였던 상황

이에 경원선 라인에도 개발가능한 토지가 있는지 몰색했지만





(아 맞다 그것들 죄다 아파트단지로 개발했지 ㅎㅎ)


바로 공장터들을 싸그리 아파트단지로 개발했던 것. 한창 아파트를 짓고있을땐 동네발전이 눈에 보였겠지만 사실은 그러한 움직임이 독이 될 수도 있었던거지. 다행히 공장터는 아니지만 창동에 위치한 국군병원 터에 복부법원(여기도 원래는 임대아파트단지 조성이 계획되어 있었음)이 들어서면서 경원선 라인이 평범한 주택가로 전락하는건 피할 수 있었음


여튼 도봉/노원구청장이 인터뷰할때마다 말하는 게 경원선이 일찍이 개발된 게 참 아쉽다고 하더라.  개발가능 땅이라고 무작정 개발하는게 능사가 아니란 걸 보여준달까






사실 경원선 라인으로 싸그리 아파트단지로 개발된 것은 아님. 정말 마지막으로 딱 하나 남은 부지가 있었으니



바로바로광운대역세권으로 + 시멘트공장부지.

땅은 넓지 동북권 특성상 타 권역에 비해 쇼핑, 여가시설이 부족해 이를 충족시킬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였음

뭐 그러다 금융위기도 터지고 사업이 진척이 없는듯 하다가 최근에 공장을 철거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게 됨



ㅗㅜㅑ...





현대산업개발은 이곳에 기업의 모든 역량을 쏟아내 49층의 주상복합과 아이파크몰 그 밖에 행정, 문화, 여가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동북권 최대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음


지금도 서울.. 아니 모든 지역에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  광주에서는 방직공장 터가 더현대를 포함한 복합단지로 개발하면서 시민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지. 헌데 그 기대감이 너무 앞섰더라면? 너무 일찍이 개발압력이 가해져 평범한 아파트단지로 개발했더라면? (용호동 동국제강부지처럼 말이지). 그리고 우리 동네에 있는 재개발사업장도 한동안 정체되다가 다시 추진되고 있는데 최근 트렌드에 맞춰 건축허가도 다시 받아서 층수도 다양화하고 조경도 다채롭게 해놨더라


  어쨌든 내가 사는 동네 어딘가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하면 개발은 어떻게든 실행되며 지금의 기대감을 훨씬 충족시켜줄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 너무 개발안한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음. 또한 우리 동네가 하루빨리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은 이해하겠으나 굳이 자기동네 비하를 하면서까지 개발 자체에 너무 목마를 필요도 없다는거고. 요새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뭐 각종 지역관련 글들이 올라오곤하는데 가끔 내가 그 동네 사는게 아닌데도 눈살이 찌푸릴 정도로 자기동네비하글을 서슴지않게 쓰는걸 종종 보면서 생각할 거리도 많고 글도 함 써봤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