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자료 채널
 진수연은 멍한 눈빛으로 자신이 누워있는 병실을 바라봤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팠고, 옷은 쓰러졌을 때 입었던 옷 그대로였다.
 아직 정신도 차리기 전에, 저 멀리서 한 여자가 뛰어들어왔다.
 진수연의 아버지인 진수일의 후배, 황시현 형사였다.
 그녀는 진수연의 두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깨어나셔서 다행이에요..!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진수연은 겨우 정신을 차리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황시현 형사에게 물었다.
 ".. 아버지는요? 지금 어디 계세요?"
 "그.. 이현 황태자님께 폭행 당했다고 말 한.. 그 친구네 집에 가셨대.. 방금 연락이 왔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아버지는 사위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벌써부터 뛰어다니고 있었다.
 "참, 그리고.. 아버지께서 장례에 대한 이야기는 아버지 돌아오신 후에 하자고 하시더라.."
 진수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장례요..? 황가 출신이였으니.. 황가에서 장례를 담당하는 것 아닌가요?"
 황시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황태자님께서 제명되기도 하셨고.. 또 이지현 여제가 직접 인터뷰에서 가족장으로 치루겠다고.."
 순간, 진수연은 이지현 여제의 이름을 듣자마자 예전 기억을 더듬더듬 찾아가며 말했다.
 ".. 남편이랑 대화가 끝나고, 이지현 여제가 병실 밖으로 나왔는데.. 제가 그때 마중하러 나갔거든요.. 그런데.. 볼에 눈물 자국이 있더라고요.."
 그녀는 침을 삼키며 말했다.
 "도대체.. 남편이랑 여제 사이에.. 무슨 대화가 있었던 걸까요?"
 진수연 눈물이 맺혀 빨갛게 달아오른 두 눈으로 TV 화면에 나오는 이지현 여제의 얼굴을 노려보며 말했다.
 "여제가.. 여제가 분명 남편의 죽음에 연관이 있어요.. 어떻게는.. 연관이 있을 거에요.."
 그녀는 결국 절규하듯 소리를 내질렀다.
 ".. 죽여버릴거에요! 황가든 뭐든..! 우리 남편.. 그렇게 만든 종자들 전부..!"
 황시현은 옆에서 묵묵히 그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며,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바깥에는 찬 바람이 부는데, 아비는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