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인가, 1999년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플리머스 브랜드를 살려 뒀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를 상상해 보았었습니다.

대강 1990년대 플리머스 라인업이나 다임러 인수 전 계획, 당시 엔지니어의 증언 및 컨셉트카를 참조해서, 2001년쯤 라인이 어땟을지 생각해보고 있었지요.

물론 미니밴은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었죠. 당시 플리머스 보이저를 대신하던 "크라이슬러 보이저"를 참조하다가, 딱 하나 느껴지던 게 있었습니다.

 

...그러면, 한번 같이 비교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일단, 이 차는 크라이슬러에서 그동안 팔던 미니밴인 "타운 앤 컨트리(그랜드 보이저)"와 디자인이 좀 다르더랍니다.

보이저는 그릴이 비교적 좁고 긴 형상으로 두드러져 있는데, 특히 사진 속의 기본형 보이저에서는 그릴이 훨씬 두드러지는 형상입니다.

 

 

반면 타운 앤 컨트리/그랜드 보이저는 그릴이 좀 더 온건하고 넓은 편입니다.

뭔가 미묘한 차이고, 보닛과 헤드램프는 완전히 똑같은 제품이지만, 그릴과 범퍼 하나만으로도 느낌이 의외로 달라지네요.

 

......

 

보이저와 타운 앤 컨트리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저는 그동안 1990년대의 플리머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일단 크라이슬러에서는 플리머스를 되살려 볼 계획이 있었고, 특히 프라울러와 PT 크루저같은 차들을 투입해서 개성을 높여 보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성립된 1999년 즈음에는 플리머스를 정리한다고 발표해버렸고요. 게다가 플리머스의 기존 라인업은 닷지나 크라이슬러로 거의 그대로 통합했었습니다. 또한 당시 크라이슬러의 엔지니어였던 크리스 시어도어의 증언에 의하면 PT 크루저의 그릴을 반영한 차기 플리머스 중형차도 기획중이었다고 했고요.

 

...그러면 북미시장용 "크라이슬러 보이저"는, 아마 플리머스로 기획되던 차에다 엠블럼만 붙여서 판 차였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판"인 크라이슬러 타운 앤 컨트리/그랜드 보이저와는 디자인이 다른 것도 있고, 보이저라는 이름 자체도 플리머스에서 가져온 이름이었으니까요. 심지어 "크라이슬러 보이저"의 북미 시장 지위도 본래 플리머스 보이저가 담당했던 염가시장 라인업이었으니까요. 그리고 타운 앤 컨트리의 저가 사양을 만들거면, 굳이 모습까지 달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

 

 

다만, 이거는 제 추측일 뿐입니다. 아직까지는 자세한 게 알려지지 않았으니가요.

다임러크라이슬러 내에서 염가 사양을 '본가'인 타운 앤 컨트리랑 구분지어서 모양과 이름을 달리하자고 계획이 잡힌 걸 수도 있고요.

물론 그것도 알려진 계획이 거의 없다시피하니, 아마 언젠가 현실이 드러난다면 저 뒤통수가 무사하지는 못할 겁니다 ^^;;

 

 

P.S. 그래서 제가 추측해 본 4세대 플리머스 보이저는, 북미시장용 크라이슬러 보이저에다가 범퍼만 좀 더 바꿔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