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오랜만에 "뱃지놀이를 합시다"를 올려봅니다.

 

기업 내에서 뱃지놀이, 기업들끼리 뱃지놀이, 뱃지놀이 전용 기업...

그러면, 국가 주도의 뱃지놀이도 존재할까요? 답을 드리자면은, 예! 호주에서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참고 링크: http://80shero.blogspot.kr/2015/10/button-plan-sports-sedan.html )

 

당시 호주의 상원의원이자 산업무역 부처 쪽 임원이었던 존 버튼(John Button)이 1984년에 공포한 "버튼 플랜(Button Plan)"이 있었거든요.

정확한 명칭은 "자동차 산업 개발 계획(Motor Industry Development Plan)"이지만, 버튼 의원의 이름을 따서 버튼 플랜으로 자주 불리곤 합니다.

 

이 제조업 계획을 설명하자면, 호주 현지에서 만드는 차종을 1992년까지 13종에서 6종으로 줄임으로서 관세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렇게 내수 업체들을 자극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일본 업체와 호주 업체가 손을 잡으라는 법이었고, 1985년부터 추진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잡아놓은 팀은 홀덴과 닛산이 먼저였는데, 나중에는 홀덴과 토요타 / 호주 포드와 닛산이 손을 잡고 팀을 이루었지요. 아예 버튼 의원이 일본까지 다녀와서 이 계획을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면, 그 결과물로 나온 차들도 한번 이야기해봐야겠지요?

원판과 호주 사양이 외양상 차이가 나는 편이라면, 그 둘을 같이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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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 홀덴-닛산, 팀 홀덴-토요타.

    처음에는 홀덴과 닛산이 손을 잡았지만, 1987년에 "유나이티드 오스트레일리안 오토모빌 인더스트리즈"라는 회사를 토요타와 같이 세웠습니다. 닛산 계열 차들은 1989년에 토요타 차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단종되었지요.

 

홀덴 아스트라 1~2세대 / 닛산 펄사 2~3세대 (1984~1987, 1987~1989년. 링크 1/2)

 

홀덴 노바 1~2세대 / 토요타 코롤라 6~7세대 (1989~1994, 1994~1996년. 링크 1/2/3)

 

홀덴 아폴로 / 토요타 캠리 2세대와 북미형 3세대 (1989~1995, 1995~1997년. 링크 1/2)

 

홀덴 코모도어 2세대 / 토요타 렉센 (1988~1997년. 링크 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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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팀 포드-닛산.

 

닛산 블루버드 8세대-닛산 핀타라 / 포드 코르세어 2세대 (1989~1992년. 링크 1/2/3)

 

포드 팰컨 4세대 XF / 닛산 유트 (1989~1991년. 링크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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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이야깃거리가 더 있는데, 포드와 마쓰다에서는 포드 커리어/마쓰다 B-시리즈에 미쓰비시 2.6리터 아스트론 엔진을 얹어 차를 만들 계획도 있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미쓰비시 콜트/미라쥬를 대신해 토요타 코롤라에다가 뱃지놀이를 해서 팔 생각도 했었는데, 이 계획들은 둘 다 무산되었습니다. 아무튼간에, 그렇게 해서 호주에서는 정부가 직접 뱃지놀이를 권장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어땠냐고요?

 

이 난장판 속에서 소비자들은 주로 원판부터 찾는 상황이었고, 홀덴과 토요타만 하더라도 토요타 캠리와 코롤라가 홀덴 아폴로와 노바보다 7배가 더 많이 팔렸습니다. 토요타 렉센도 토요타 차의 고객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낮은 편이었고, 결국 토요타와 홀덴 간의 제휴관계도 1997년에 렉센이 단종되면서 종료되었습니다. 결국 호주 업체들과 일본 업체들은 그냥 해외에서 차를 끌어다가 땜빵하기로 했고, 닛산이 1994년에 현지공장을 빼 버렸지요.

 

심지어 버튼 플랜에 가담하지 않았던 미쓰비시도 2008년에 갤랑을 마지막으로 현지생산을 때려쳤지요. 호주 포드와 홀덴조차 호주 공장을 포기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