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로그를 하는 과정에서, 뭔가 무례하게 비칠 수도 있었던 덧글을 하나 달았다가 지인 분과 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론 여전히 그 지인 분은 겸손하고 친절한 분이였고, 제 발언에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정성들여 정리해 주셨더군요. 비록 그 끝은 매우 씁쓸하게 끝나긴 했지만, 그나마 그동안 제 태도와 속마음이 어땠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기억할만한 의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건이 일어난 이유 중 하나가, 이 차에 대한 정보를 살짝 언급했기 때문이었는데요...

 

 

포드 코르세어라고, 1960년대 포드가 영국 시장용 고급차로 출시했던 차량인데 이 차는 V4엔진이 장착된 차들 중 하나였습니다.

다들 4기통 엔진하면은 직렬 4기통, 즉 I4 엔진만 기억하실텐데 당시 포드는 카프리와 트랜짓을 비롯한 몇몇 차량에다 V4엔진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그 엔진은 성능이 좋은 대신 정숙성이 떨어져서 발목을 잡았는데, 이걸 이유로 "엔진이 망친 차"로 분류했다는 해외 블로거 분이 있다고 언급했던 게 문제가 되었거든요.(해외 블로거 분은 엔진 때문에 정숙성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만 중점으로 언급했던데, 그것만 보고 어느 정도 차를 알게 된 게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은, 그 분이 워낙 전문가적인 분이라 올드카를 여럿 타 보고 관리해본 경험이 많은 분이었고, 그 분은 "단순히 다른 사람 생각을 덧붙이거나 정보만 찾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되며, 이번 덧글은 오히려 그 엔진에 호기심을 갖고 직접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모욕이 될 수도 있다. 직접 체험해보지 않은 것을 너무 부정적인 입장만 인용하는 것 같아서 실망스럽다. 오히려 직접 타 보면 최고의 차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말이 구구절절 옳다고 생각했는데, 괜히 그 답변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답변을 보냈고, 그나마도 구구절절 덧붙이느라 사실상 제가 보낸 답변이 일을 더 망쳤죠. 성숙하지 못하다는 코멘트가 정말 와닿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은, 이 차에 대한 이야기가 오히려 저한테 새로운 생각을 해 보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일단은 뭔가 극단적으로 나쁜 걸 다루는 게 아니라면 가급적 좋은 이야기부터 하자, 나쁜 점만 언급하지 말고 좋은 점도 언급하자, 너무 삐딱한 면만 말하지 말고 좋은 면도 같이 보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접 듣고 접하는 것이 간접적인 정보들(가령 리뷰나 정보 정리 문서)로만 접하는 것보다 훨씬 값지고 진솔하다......

 

비록 끝이 좋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저 스스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만큼은 그 분께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 무례한 모습 보인 점, 정말 죄송하다고 같이 덧붙이고 싶고요. 그리고 이 차한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