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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쯤에 친하게 지내던 남자 동생이 술마시고 고백했었음 카톡으로

 

좀 혐오감도 들었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나 보면서 그런 상상 했을거아냐.  그런게 뭐랄까 좀 역겨워서 확 잠수탔고 걔 얼굴 안보고 다니려고 일부러 피해다녔음 어차피 과도 다르고 나는 기숙사 걔는 통학이라 안보려면 얼마든지 안볼 수 있었거든

 

걔가 근데 나 집갈 때 나 붙잡아세워서 할말있다고 그러드라. 난 좀 싫었지만 아무래도 그때 얘기인거같고 여기서 그냥 쌩 가버리면 그건 또 그거대로 못된거같아서 들어주기로 함. 그때 겁나 어두운 밤이고 대부분 종강이라 학교안이 엄청 비었는데 밤까지 되니까 아예 아무도 없는 수준..  그나마 남은 애들은 다 술마시러 후문에 있고.  엄청 어둡고 사람 잘 안다니는 연못 앞 정자같은데에 말 없이 둘이 앉았고 걔가 입 떼기만 기다림 

 

걔가 얘기를 하는데 처음엔 날씨얘기하고 태연한척 요새 왜 나랑 안놀아주나고 그러는데 좀 안쓰러울정도로 당황하는게 티가 남... 횡설수설하더니 그때 고백해서 미안하다면서 막 울어.  우는거 보니까 얘도 참 고민 많았구나 싶었고.. 영화나 소설처럼 안아주고 싶었지만 솔직히 미안한데 그렇게까지 하긴 싫더라..  거부감들어서 그냥 멋쩍게 웃다가 한숨만 쉼.

 

어느정도 감정 추스렸더니 미안하다고 다시 얘기하곤 가봐도 된대서 어어 그래 응 음..  이렇게 ㅂㅅ같은 소리만 내다가 그냥 확 기숙사 와버렸음

 

결국 그냥 남같은 사이 돼서 서로 인사도 안하고 눈도 못마주침.  어차피 거의마주칠 일도 없었지만 가끔 마주치면 그래.

 

 

사실 이 일이 있기 전에도 동성애에 대해선 딱히 포비아식 거부감이 있진 않았음.  나만 아니면 된다.  딱 이정도였는데..  뭐..  이 일 이후로도 내 생각은 바뀐게 없네. 

 

다만 이런얘기 들려주는 이유는 걔들도 사람이고 우리가 여자한테 느끼는 감정을 남자한테 느끼는거일 뿐이라는걸 그때 계기로 확실히 알게됐다는거

 

넷상에서 자연의 섭리같은 말도 안되는거 들먹이면서 무작정 욕할만큼 나쁘거나 비정상적인 성향이라고 생각 안했음 함  

 

 

밑에글 댓글 보면 3대욕구중 남자가 남자랑 섹스하는건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데 하고싶냐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 솔직히 그런거로치면 잠안자려고 핫식스 마시는거나,  살빼려고 절식하는거, 피임하려고 콘돔쓰는거 다 섭리에 어긋나는거잖음

 

이거 말고도 많은데 그냥 성향이 다를 뿐 같은 사람이라는걸 절대로 인정못하는게 아닐까 싶음. 나한테 고백한 걔도 그냥 존나 평범한 남자애였거든  어딜가나 흔하게볼 수 있는 스타일..

 

그건 됐고 여친이나 만들고싶다 저번에 까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