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글쓰기에 앞서 현재는 엠텦으로 정체화하고 있는, 자퇴를 준비 중인 고1이에요. 나름대로 정리는 해 보겠다만 되게 두서없고 네덕 느낌 많이 날 거에요. 넋두리 풀고 질문 이야기하는 주제에 이해 좀 부탁드릴게요.


어릴 때는 성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친했던 친구 사이가 그냥 연락처에 전화번호 찍혀 있는 아는 사람 1이 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별 생각 없이 지냈어요 아니 힘들었어도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 일도 좀 있었고, 이쪽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고, 알아보고, 아는 게 많아질수록 성별이분법이 미친 듯이 싫어지고 제가 이런 지정성별이라는 것도 되게 싫더라고요.

올헤 1월쯤부터 미친 듯이 디포가 터지더라구요 세상도 싫고 나도 싫고 보이는 모든 게 싫었어요. 너무 힘든데 말할 곳은 없고, 죽고 싶어도 내가 죽기는 너무 겁나고, 내 몸에 칼 대기는 너무 무서운데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뭐라도 부셔야겠고. 아 씨 뭐라는거야


그때쯤부터 성별이분법 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생각은 내가 남자라고 표현하는 게 싫었다는 거 같아요. 그깟 염색체가 뭐라고 서로 너무나도 다르게 몸이 자라가는 걸 머리로는 받아들여야 하는데 생각하면서 제 자신이 받아들이지 못하겠고, 그거 하나 때문에 성별이 갈리고 내가 편한, 친한 친구들이랑 놀지 못하게 되는 것도 끔찍하게 싫었어요.


내가 여자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고 내 친구들이랑도 멀어지지 않았을 거고 겉모습도 이따구로 생겨먹지 않았을 거고 그냥 뭐보다 애초에 이런 성별에 대한 고민을 안 했을 거고 아픔도 스트레스도 한 숟갈 덜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절망스럽더라구요. 내가 이런 모습이고 싶어서 이런 것도 아닌데 왜 세상은 이쁘게 살고 싶은 나한테 이렇게나 가혹한지 저주스러웠어요.


예전엔 괜찮던 것들도 안 괜찮더라구요 대부분이 디포로 자기혐오로 증오로 넘어가더라고요. 그냥 그렇더라구요 이유도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남자인 게 싫어도 바깥으로 남자라고 하고 다닐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건 진짜 안 되겠더라구요 여자이고 싶다고 여자로 살고 싶다고 저도 제 자신을 이해 못하겠는데 이걸 포기를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이게 디포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도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굉장히 두서없긴 했지만 다른 성소수자 분들 당사자들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주변 지인한테 이런 채널 있다는 걸 듣고 그냥 와서 깔짝깔짝 구경만 하다가 글 써보는 것도 처음이라서 이렇게 써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끝까지 시간 들여 읽으셨을 텐데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