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챈 눈팅만 하는 순붕이야..
요즘 세상이 삭막해진 거 같고 나 또한 많이 망가진 거 같아서
순애챈 보면서 힐링하고 있어..
근데 썰들이나 만화들 보다 보면 마음 속 한 곳에 묻어둔 기억들이 생각이 나더라..
자취방에서 일 끝나고 술 먹고 순애챈 뒤적거리다가 갑자기 학창시절이 생각나서 필력이 안좋지만 글 한 번 적어볼까 해..
때는 중학교 3학년이였어
그 당시 나는 앉아서 그림만 그리는 반에서 한 두 명 보이는 그런 부류였음
중학교 3학년 반 배정이 끝나고 개학식 첫 날
동네도 같아서 친하던 친구 2명이랑 같은 반이 되어서 기쁜 마음에 그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반에 들어갔어
근데 반에 들어가니깐 저 구석에 있던 일진 무리 여자 중 한명이 날 보더니
대놓고 반 애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너 잘생겼다!"
이런 말을 하는 거였음..
순간 듣고 벙 쪄서 이게 무슨 주작 몰카인가.. 안경 뿔태 장난감 빵 셔틀 하나 만들려고 그러는 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서 얼어있었어..
그러다 내 곁에 있던 친구 2명이
" 너, 뭐야? 저 애랑 아는 사이야?"
이러고
주위를 둘러보니 반 애들이 다 쳐다보길래
놀래서 반 바깥으로 뛰쳐나갔어..
그게 그 애랑 첫 만남이야
교실 바깥으로 도망가듯이 나간 뒤 화장실로 들어간 순간
수업 시작하는 종 소리가 울리길래
다시 정신 차리고 담임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떨면서 다시 반에 들어갔어
그 뒤 자리 배치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 시작될 때
화장 진하게 한 일진 여자애 친구가 내 자리로 오더라
그러더니
"야 아까 말한 거 저 애 진심이야. 놀리는 거 아니니깐 너가 직접 가서 말 한번 걸어봐. 도망가지 말고 새끼야"
라고 말하는 거임..
근데 그 당시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니
나를 가지고 노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왜냐하면 나는 아무리 봐도 잘생기지도 않았고 흔한 반에서 보이는 구석에서 그림만 그리는 그림쟁이1 이였거든
근데 일진들한테 찍히면 앞으로의 1년이 진짜 우울할꺼 같아서
우물쭈물 거리면서 찐따 마냥 그 일진애 앞으로 갔어
그러더니 그 일진 애가 나한테 아까 그렇게 말해서 미안했다고, 그냥 내가 봤을 때 너 너무 잘생겼어서 마음 속에 있던 말이
자동으로 나온 거라고 미안하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나도 도망가서 미안하다고 하니깐 일진애가 웃으면서
" 진짜 너 마음에 드는데 오늘 학교 끝나고 만날래?" 라고 말을 하더라
근데 일진이라 그런지 너무 무섭고 가지고 노는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 들어서 거절했어
그러더니 일진애는 "첫날부터 너무 앞서간거 같아, 미안해 천천히 알아가보자 OO아"
라고 말하는 거였음.
나는 무서웠음. 저렇게 화장 진하게 하고 치마도 짧고 막 놀 거 같은 애가 갑자기 저렇게 행동하는 게
근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었음. 다음 날부터 반에 들어가는 순간 맨날 그 일진 애는 날 보더니
"잘생긴 OOO 안녕!!!"
이러면서 매일 반 애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말하고 그랬음..
그러다 나한테 아직도 기억 남는 수 많은 일 중 하나가 있는데
때는 4월 초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한문 수업 시간에 공책에 벚꽃을 그리다가 한문 선생님한테 들켰음
선생님이 낙서한 공책을 뺏더니 혼내지는 않고 갑자기 " 너 벚꽃 그림 진짜 잘 그린다!"
라고 말을 했음.. 반 애들은 그 말 듣고 웃고 있을 때
갑자기 저 뒤에 앉은 일진 애가 "제가 사귈 남자친구 그림 잘그리죠?"
이러는 거임.. 반 애들은 갑자기 오~ 사겨라 사겨라 이러고 나는 그 상황이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시뻘게져서 얼굴을 푹 숙였어..
근데 웃긴 건 저렇게 좋아한다고 표시를 해도 나는 도망만 다녔어
일진 친구 애들이 진짜로 장난 아니고 너한테 관심있는 거 맞다고..
카톡 상태메시지도 '진짜 좋아하는 데 그 애는 도망만 다닌다' 라고 적힌 상태메시지도 따로 보여주고 그랬어
당시 나는 집에서 스마트폰 사주면 공부 안한다고 해서 강제로 고3까지 2g폰을 써서 아무것도 몰랐지..
한 번 만나보라고 말을 해도 나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만 다녔어
도망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도 접고 원래 노는 애니깐 금방 다른 또래 남자친구 만들어서 놀겠지
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 애는 아니더라.
학기가 끝나가고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막 시작될 무렵
슬슬 고등학교가 정해지던 시기까지 학기 초처럼 하는 거였어
갑자기 겨울로 간 이유는 중간 중간에 많은 일들이 있긴 했는데 너무 글이 길어지고 투머치인거 같아서 다 넣진 못하겠음
나는 당시 자사고에 합격되어서 학교가 이미 정해져서 밖에서 놀다가 늦게 등교하고 그랬어
추운 어느 날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
11시 쯔음 학교에 와서 자리에서 그림 그리고 있던 나에게 갑자기 일진 애가 온 거였어
평소처럼 장난치는 거겠지 하고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물방울이 떨어지데
그래서 위를 바라보니 "진짜 넌 나쁜 새끼야, 1년 동안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아?" 하고 갑자기 울더라
너무 당황해서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어. 그리고 찐따 같은 내 한 마디가 그대로 못을 박은거 같아
"미안해"
이 한마디가 그 애한테 얼마나 상처를 준 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진 애는 울면서
"진짜 좋아했어, 근데 넌 나를 끝까지 무시만 하고 도망 다니고 왜 이렇게 자기 위주로만 생각해?"
라고 말하더라... 그러고 한참 울더니 어느 순간 진정을 하더니
"추운데 옷 잘 입고 다녀" 라고 말하고 나가더라. 그 당시 나는 얼어서 사과만 했던거 같아
그 뒤로 그 일진 애는 아는 척도 안하고 자기들 끼리 놀더라
근데 웃긴 건 버스 떠나니깐 그 여자애가 너무 좋아지더라..
근데 내가 한 짓이 있으니 다가가진 못하겠고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어
그러다 졸업식 날이 왔어
친구들끼리 마지막으로 졸업식에서 서로 서로 사진 찍고 그럴 때
그 뒤로 말 한마디 안 하던 일진 애가 뒤에서 튀어나오더니 팔짱을 걸었어
그러더니 핸드폰으로 같이 사진 한번 찍자고 하는 거임
그리고 너 안경 낀거 보다 벗은 게 더 잘생겼다고, 안경 벗고 찍자 해서 안경을 벗었어
그러더니 사진 찍더니 내 볼에 뽀뽀를 하더라.
그러면서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던 마지막 말이자 풋풋한 중학교 시절의 마무리 말을 했어
" 고등학교 가서 잘 지내, 앞으로 만날 여자애들한테는 나한테 한 것처럼 하지마"
하고 웃으면서 뛰어가더라
안경을 벗고 있어서 흐릿하게 보였지만
그 애는 웃고 있어지만 분명 눈물 흘리고 있었어
그게 마지막이였어.
그 뒤로 그 애는 어떻게 지내는 지는 잘 몰라
내가 sns를 안하기도 하고 진학했던 자사고는 하필 기숙사가 있어서 폰도 거의 못했어
친하게 지냈던 중학교 애들은 연락이 끊긴 지 오래고
연락처와 문자가 남겨져 있던 2g폰은 고3 때 1월 1일에 술 먹으로 나갔다가
잃어버려서 연락처도 다 날라가서...
지금 생각하면 진짜 바보병신이 맞아
술먹고 두서 없이 적었지만 그냥 이런 기억이 있었어.
10년도 지난 기억이지만 진짜 그리운 학창시절이였던거 같아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렇게 안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