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여친이랑 떠들던 글 쓴 놈이야.


오늘은 좀 기념비적인 일을 적어볼까해.


모솔도 아니고 아다도 아닌데 인생이 기구한게 여친한테 초콜릿 받아본 일이 없었어.


요상하게 그쯤 여친이 없거나 아님 뭐, 사귀어도 안챙기는 사람이거나. 안챙기는 경우엔 안줄테니 너도 주지마라. 퉁치자. 해서 서로 안줬을거야.


근데 지금 여친도 좀, 퉁에 가까운 성격이란말야. 우리가 생일이 12일차 나는데 걍 서로 가벼운거 줬어.


그래서 이번에도 안챙기고 넘어가나 했는데 얼마전에 만났었거든.


우리가 장거리는 아닌데 애매한 중거리야. 대충 서로 집으로 가려면 2시간 걸려서 그 가운데 한시간 거리서 많이 놀아.


근데 만나서 여친이 2+1 초콜릿을 사길래 아싸 저거 나 주나보다! 했는데 같이 먹다 남은건 자기가 챙겨가대...


근데 요게 또 아쉽기는 한데 그거 나 줘라. 발렌타인 챙겨줘라. 하긴 또 묘하게 쫀심상하고.


자연스럽게 나도 화이트데이 넘기고 퉁치지뭐. 생각하고 잘 놀다 각자 귀가했거든.


그리고 2월 13일에 역전재판 같이 하면서-내가 플레이하고 여친은 디코 방송으로 나 하는거 보면서 살짝살짝 힌트주면서 했어.-같이 놀고 떠드는데, 갑자기 카톡 오는거야.


보니까 기습으로 초콜릿 보냈더라구. 뽀대나는 상자에 들은걸로.


와 사람이 이게 너무 좋으면 좀 고장나더라.


어버버하면서 막 너무 너무 좋다 고맙다 진짜 최고다.

내가 말을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 지금 너무 기뻐서 언어로 다 표현이 안된다. 이러니까 막 웃더라.


너무 신나서 한평생 음식 사진 찍어본 적도 없는 놈이 휴대폰 엉성하게 들고 리뷰영상 찍었다ㅋㅋ


여친 보여주니까 만족하더라구. 좋아하는게 보여서 뿌듯했나봐.


내가 진짜 사는게 묘하게 꼬이고 힘든 상황이긴 한데, 옆에 이렇게 소중한 여친 있어서 그런가 매일 웃으면서 살아.


길게 풀어놓은 여친 자랑 읽어줘서 고맙고, 순붕이들도 행복한 발렌타인데이 보냈길 바래. 다들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