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우주에는 크고 작은 블랙홀이 깔려있다. 1960년대에 미국 국방성은 군사용 첩보위성을 우주에 띄어놓고 구 소련을 감시했다. 그런데 이 첩보위성에 거의 매일 같이 강한 감마선(빛보다 파장이 훨씬 짧은 강한 전파) 신호가 잡혔다. 처음에는 소련을 의심했지만 감마선이 우주 깊숙한 곳에 올 뿐 아니라 1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강하게 발사된 뒤 곧 없어진다는 게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감마선 폭발체(γ-ray Burst)라 이름 지었고 그게 우주 깊은 곳의 별이 블랙홀이 되면서 내뿜는 강한 감마선임을 확인했다.

블랙홀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 요즘 과학자들은 제네바의 지하에 설치된 세계 최대의 입자가속기인 LHC(Large Hadron Collider)를 이용해 미니 블랙홀을 만들려 하고 있다. 과학을 모르는 한 미국인이 블랙홀을 만들면 지구를 집어 삼키게 된다고 하와이 법원에 LHC 가동정지 가처분을 신청을 했다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그런데 어떤 과학자들은 ‘우주 전체가 우주 밖에서 보면 블랙홀’이라는 흥미있는 가설을 제기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질량이 큰 물체가 블랙홀이 되면 반경이 커지고, 블랙홀의 밀도는 질량의 제곱에 역비례하여 작아진다. 이런 방식대로 보면 관측된 우리 우주 반경이 약 130역 광년이고 밀도가 10의 –29승gr/cm3 인 것은 블랙홀의 조건을 그대로 갖고 있어서 블랙홀일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블랙홀 속은 다른 우주와 연결되어 있고 거대 우주에는 수많은 평행 우주가 있다는 주장을 하는 천문학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