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람을 배우자나 애인으로 맞아들이셨나요?

아니면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학문, 어떤 주제, 어떤 일에 헌신하면서 살고 계신가요?


저같은 경우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저만의 철학과 결혼해버린 것 같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고민이 아주 많았습니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왜 사람은 태어나고 살아가는 걸까?' '신이란 존재는 무엇일까?'


누군가 일생에서 단 한번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꼭 이런 소원을 빌고 싶었습니다..

'우주 밖의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 왜 존재하는지 절대자에게 여쭤보고 싶다.'


취업하고, 돈을 벌고, 짝을 찾고, 바쁘게 현실을 개척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저는 집에서 거의 매일 그런 비생산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수험생이라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그렇게 되었네요 ^^;)

철학을 싫어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하는 생각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너무 철학적이다.' 라면서 질색하더군요.


현실에서 애인을 찾으려고 10번 넘게 시도를 했지만.... 결국 번번이 실패에 돌아갔어요. 

이유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거의 언제나 이런 쓸모없는 공상에 몰두하는 저의 정신 상태 때문이었죠.

10번에 가까운, 각각의 짧았던 연애경험 끝에 깨달은 건, 그저 제가 얼마나 옆 사람을 외롭게 하는 존재인가 뿐이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저같이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어떤 것에 몰두하느라 

현실의 사람들과는 관계를 덜 맺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이 계실까요?

그냥 어쩐지 저와 같은 분들이 계실 것 같은 느낌에 괴상한 글 하나 적어보았습니다. 

(비하하는 의미는 절대로 아닙니다. 불편하시다면 이 문장을 삭제하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물리를 위시해서, 어떤 학문에 몰입해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아요.

그동안 저는 저의 전공에 그다지 몰입하고 있지 못했기에, 전공을 아끼고 사랑하는 여기 분들이 참 부럽네요. 

또한 자극도 많이 받고 갑니다. 여기로 오는 연결고리가 되어준 모 게임에 고마워질 정도네요 ^^;


바쁘고 고된 하루의 시간을 빼어, 긴 글 읽어주신 점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