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파를 크게 두 부류로 분류하자면, 자유주의 우파와 권위주의 우파 둘로 나눌 수 있다.


자유주의 우파는 개인의 자유를 더 강조한다면, 권위주의 우파는 집단이나 국가를 더 강조하는 우파라고 하면 대강 맞는다.


일견 생각해 보면 자유주의 우파가 인기가 많고, 권위주의 우파는 인기가 없을 것 같다.


누구나 자유를 좋아하지 권위에 복종하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을 테니까.


하지만 현실 한국에서는 자유주의 우파는 인기가 없지만, 권위주의 우파는 인기가 많다.


왜 이런 걸까? 나는 그 답을 자유주의 우파가 지지자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조직이라는 것은 그냥 내버려 둔다고 해서 소속감이 생기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활동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


학교의 비유를 들자면,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EBS 인강을 들으면서 공부한다면 어느 순간 학생들은 자신이 소속된 학교 이름도 잊어버릴 것이다.


자유주의는 근본적으로 이러한 소속감을 강화시키기에 불리하다. 학생들에게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도 될 자유가 있다면, 어떤 정신나간 학생이 굳이 학교에 등교하겠나?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학교에 등교할 것을 강요한다면 이것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된다.


그에 비해 권위주의 우파는 지지자들에게 소속감을 계속해서 공급해 준다.이를 통해 지지자들은 자신의 소속을 확인하고, 소속감과 함께 만족감을 얻는다. 


태극기를 흔들면서 거리에서 시위하면 마치 내가 한국을 위해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과 같지.


어떻게 하면 지지자들에게 소속감을 제공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어떤 자유주의 우파도 명쾌하게 답하지 못한 이 질문에 대해, 위기에 처한 한국의 자유주의 우파들은 대답을 해야만 하지.


이것이 바로 한국의 자유주의 우파가 살아남기 위한 최소충분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