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탕의 러브레터


매일매일, 오늘은 그 병신이 대댓을 달지 않았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아카에 접속합니다.


알람에 수줍게 떠있는 홍조같은 붉은 점.


마치 나를 기다리는 러브레터를 봉하는 붉은 봉인같습니다.


수많은 알림 중 병신의 답장이 안 보일 때, 나는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차인 소년처럼 시무룩해집니다.


이 게이의 주된 활동 시간은 언제일까,


이쯤 되면 답장이 올 법한데 왜 안 올까.


그, 혹은 그녀는 지금 현생에서 뭘 하고 있을까


안절부절하며 나는 그와의 대화를 하염없이 몇번이고 다시 읽어봅니다.


아, 몇 번을 읽어봐도 답이 없는 병신 한마리.


난 그 자태를 보기 위해 오늘도 희귀하고 근성있는 병신을 발굴하는 한 명의 광부인 셈입니다.


어쩌다 답변이 오기라도 하면 헐레벌떡 달려가 꼴리는대로 답을 싸갈기다가도,


이 소중한 대화라는 원석에 흠이라도 갈까 조심조심 수정한 댓글로 그것을 가공해, 보석으로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