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거지같죠


항상 신호등은 내 앞에서 빨간 불이 되고

비가 올 때는 차들이 꼭 나에게 물을 튀기는 데다

내가 한없이 사랑할 것만 같던 것들은 바래져가요


하지만 눈을 감아보면 사랑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사랑스런 것들은 여전히 당신에게 있네요


맞아요,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해가는 것이라네.


인생은 끔찍하죠


항상 맑던 날은 외출할 때만 되면 갑자기 흐려지고

잘 쓰기만 하던 기계는 또 고장이 나버리는 데다

이제 내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건 자살밖엔 없어요


하지만 손을 갖다대면 심장은 박동하고

당신의 마음은 여전히 뛰고 있네요


맞아요, 살아간다는 것은 사유해가는 것이라네.


인생은 금물이죠


내가 사려고 마음먹기만 하면 품절이고

지나가며 어쩌다 마주친 사람은 재수가 없는 데다

나는 언젠가 밤에 파묻힐 거예요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별들은 길을 보여주고

당신은 지금도 그 인도를 받고 있어요


맞아요, 살아간다는 것은 별이 되어가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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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언니네 이발관의 <인생은 금물>을 참고한 시입니다. 노래가 명곡이니 한 번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