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거울을 들여다보니, 무서운 괴물이 있습니다.
괴물이 웃습니다.
그 웃음은 기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고 싶지 않아 눈을 돌려 땅을 바라봅니다.
괴물의 손이 있습니다.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습니다.
울창한 숲 속, 한 오두막이 있습니다.
안락의자에는 괴물이 앉아 있습니다.
두 눈을 감고, 손을 가지런히 개어, 곤히 자고 있습니다.
품 속에서 비수를 꺼내듭니다.
찌릅니다.
찌릅니다.
찌릅니다.
찔러.
찌르라고.
어서 괴물을 죽이란 말이야.
망설입니다.
.
.
.
눈을 뜹니다.
찌릅니다.
안돼, 살려줘.
아니, 넌 죽어야해.
살려놓으면 주변에 해악만 끼치는 괴물.
지금 죽여서, 원인을 없애야해.
장미보다 검게, 밤보다 붉게.
사지는 오두막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괴물은 나아갑니다.
나는 괴물입니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