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개천, 개울, 하천. 푸른 풀이 잔뜩 자라있다. 반복적이면서도 그리 화려하지 않은 문양이 다리 밑 기둥에 새겨져 있었다. 손으로 기둥을 만지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거기에 은은한 얼굴로 고고하게 나를 바라보는 좌상이 있었다.

모든 빛을 담고있을 햇빛마저 녹색만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 다리 아래는 온통 녹색 빛이다.

나는 좌상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손목시계의 초침소리가 들렸다.

나는 물가를 따라 걸어간다. 길은 열려있다. 다시 햇볓이 들어온다. 이곳은 꿈속 세계. 모래가 신발 밑에 밟힌다. 언제까지나 이 공간은 이 시간속에 존재할 것이다. 그 너무나 인간다운, 도도하고 새침한 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