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긴 했는데 만든 본인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잡해서 왜 만들었나 싶긴 하다. 여튼 심심해서 한번 만들어본거니까 정 알아보기 힘들면 어쩔수 없고.

대략
(1): 수락-마들권
(2): 상계-동일로권
(3): 상계-4호선권
(4): 중계-하계권
(5): 공릉권
(6): 월계권

이정도가 된다.

이중 (1) 수락-마들권은... 정말 서울의 외곽인 노원구에서도 외곽이지. 의정부 인접이고, 저기 끝부분의 아파트단지 하나는 사실상 의정부 생활권일거다. 사실 나도 저쪽은 잘 몰라. 차타고 지나가는 길 아니면 거의 갈 일 없어서. 뭐 동일로와 7호선을 끼고있는 지역이니 교통은 불편하지 않은 베드타운이지. 노원구에서 30년 가까이 산 나도 굳이 저 지역에 가야 할 일은 거의 없고. 다만 그래도 저 지역이 노원구의 일부로써 생활권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건, 결국 수락-마들권 주민이든 다른 지역 살던 나든 노원역 역세권에서 만나기 때문이야. 말하자면 노원역 부도심에 종속된 생활권이란 점에서 동질성이 있는 정도.

다음, (2) 상계-동일로권. 여긴 나도 거의 10년 살아본 지역이고. ㅎㅎ 개인적으로는 제일 '노원구스러운' 지역이 아닌가 싶다. 철저한 베드타운이지. 8차선 동일로와 지하철 7호선 라인을 끼고 상권(번화가)가 조성되어 있고, 그 양 옆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서있어. 그러니까 근린상권은 아파트단지 상가에서, 거기서 해결이 안 되는건 간선도로 상권으로 나와서, 그걸로도 모자라면 노원역이나 아니면 중계동 일대 부도심/부부도심으로 나온다는 상권과 도심의 계층화가 명확해. 평소에 필요한 시설이나 상권은 모두 접근하기 편리한 위치에 있지만, 특별한 시설은 딱히 없어. 굳이 찾아보자면 3차병원인 백병원 정도인가? 심지어 아파트 단지들도 상계주공 1~6단지가 찾기쉽게 차례차례 늘어서 있고. 그리고 굳이 더 쪼개보자면... 녹천권을 2-1 정도로 다시 나눌 수 있으려나. 그 쪽은 노원구 내에서 제일 외진 동네 중 하나인 셈이거든.

그 다음... (3) 상계-4호선권. 여긴 좀 지역차별적으로 들릴수도 있지만, 노원구 내에서는 비교적 개발이 덜 된 지역이지. 당고개 역세권 개발 떡밥은 말만 나오고 있고. ㅎㅎ 수락-마들권이 상당히 규모있는 수도권 위성도시인 의정부로 연담된 지역인데 비해서 이쪽은 까놓고 말해서 불암산과 수락산에 막힌 지역이란 말야. 그 덕분에 수락-마들권보다도 더 변두리란 느낌이 명확해. 별내쪽 개발이 진행되면 여기도 좀 개발동력이 붙으려나? 아니면 산에 막혀서 소용없으려나.
물론 당고개에서 상계역을 지나 노원역쪽으로 다가갈수록 변두리 느낌은 사라지지. 하지만 그래도 상계역 주변은 아파트 밀집 개발지역인 노원구의 다른 지역보다는 좀 더 20세기 초중반적 느낌이 강해. 전통시장도 남아있고, 단독주택 형태의 주거도 비교적 많지. 말하자면 신도시-서울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어느정도 원-서울적인 느낌이 강한 지역이야. 사실 위치상 진짜 원-서울에 속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그리고 (1), (2), (3)의 연결점에 해당하는 지역이 바로 <노원역> 이지. 노원역은 명실상부한 노원구의 도심이고, 서울 전체로 쳐도 그럭저럭 주요 부도심 중 하나로 꼽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ㅎㅎ 물론 서울엔 주요 부도심이 여러 군데 있지만. 위 1~3지역 거주자들은 사실 서로 다른 생활권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어. 뭐 (2)에 살았던 나 같은 경우도 어쩌다 등산갈 때 아니면 (1)이나 (3)쪽으로 넘어가본 정도. 아니면 수제담배가게 하나가 하필 상계역쪽에 있어서(노원역 근처보다 임대료가 싸서 그쪽 간게 아닌가 싶어) 그 가게 가는 정도가 아니면 다른 생활권에 들어갈 일은 별로 안 생기거든. 하지만 저 세 지역(사실 노원구의 다른 지역도) 노원역의 도심기능으로 묶인 일종의 광역 생활권이니까 노원구는 단일생활권이라고 우길거야.

그 다음은 (4). 중계 하계권. 이 지역은 뭐랄까... 혹시 노원구 도시계획을 처음 세울때는 오히려 이 지역이 노원구의 도심기능을 할 예정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야. 위치로도 딱 중간이고, 각종 문화시설이나 종합상가가 포함된 상권 비율도 높아. 다만 이 관점에서 본다면 역세권-번화가 기능의 상당부분은 환승역인 노원역쪽으로 넘어가 버렸지. 하지만 그래도, 이 지역은 분명히 노원구의 중심 기능을 하고 있어. 대규모 근린공원이나 어린이 교통공원, 도서관, 문화예술시설등이 조성된 지역이고, 종합상가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지어진 빌딩들도 비교적 많지. 또 백화점도 3개나 있었어. 셋 다 백화점으로써는 망하고 최후의 승자는 된 것은 노원역 역세권의 롯데(구 미도파) 백화점이지만. 덤으로 대단지 주공아파트가 주류인 1, 2지역에 비해 이 지역은 비교적 소단지 민영아파트 비율이 높은 것도 특징이야. 아 그리고, 저 부분도 하위생활권을 더 쪼개보자면 4-1. 은행사거리권을 넣어도 괜찮을 것 같네.

다음으로... (5). 공릉권. 여기도 제법 오래 살았지만, 여긴 좀 재미있는 동네지. 지도 보면 알겠지만, 여기는 비교적 원-서울에 가까운 지역이야. 상중하계동보다 먼저 개발이 진행된 지역이지. 한때 서울대 공대 캠퍼스가 여기 있었고(그게 지금 서울과기대) 원자력 병원도 있고, 또 7080년대 늘그니들의 회상을 보면 예비군 훈련 받으려고 이 지역을 왔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그땐 동일로나 공릉터널쪽 신길이 뚫리기 전이라 꼬불꼬불한 구길이 유일한 도로였다고 해. 지금도 그 구길은 남아있지. 길 주변은 완전히 갈아엎어져 개발이 진행되었지만.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된 시점은 상중하계동보다 훨씬 늦어. 이건 오히려 원-서울로써 어느정도 개발이 진행된 공릉동에 비해 허허벌판이던 상중하계동에서 대단위 개발 진행이 더 쉬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여하간 1, 2, 4지역에 비하면 분위기가 다소 이질적이지. 전통시장도 있고 단독주택 밀집지역도 꽤 있고, 산 쪽에는 달동네도 하나 있었어.
개인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감상은 <예전에 서울의 가장 외곽'이었던' 곳> 답다는거야. 노원구 전 지역이 일제히 개발된게 80년대 말이잖아. 그 이전까지는 공릉동 지역이 서울의 동북부 최 외곽이었고 3계동은 아직 도시화되지 않은 지역이었지. 그래서 원자력병원이든 법원이든 한전연수원이든 대학 캠퍼스들이든 도시 밖으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은데 넓은 부지가 필요한 시설들이 여기 들어왔어. 그런데 서울 외곽권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지역이 더이상 서울의 최외곽이 아니게 된 거야. 그러다보니 재개발 이슈들도 가끔 나오고. 지역 분위기 자체도 의외로 20세기말적인 아파트들과 20세기 중반적인 낡은 건물들이 공존하는 지역이 꽤 되지.

(6)은 월계권. 안 그래도 전에 여기가 사실상 노원구의 월경지라고 표현한 사람이 있었지. 중랑천 건너라서 그런 것도 있고, 또 동일로-7호선 라인에 의존하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고. 게다가 도심 기능에서도 노원역 도심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 노원역 역세권 못지 않은 규모에 역사와 전통은 더 긴 미아리 도심에 접근하기 편하니까. 따라서 생활권 측면에서는 노원구의 각 생활권 중 가장 이질적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 도시 분위기는 공릉권과 비교적 유사하게 원-서울(노원구 아파트단지 대규모 개발 이전에 개발된 지역)의 분위기가 의외로 많이 남아있기도 하고. 예를 들어, 노원구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단독주택단지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5. 공릉권이나 6. 월계권 하고 3. 상계-4호선권에서 외곽으로 좀 빠진 지역 정도야. 1, 2, 4 지역에는 애초에 아파트 단지 아닌 주거지 자체가 없어.

그리고 (가)와 (나)는 인구 밀집 지역-도시라고 보기는 힘든, 진짜 서울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산과 임야에 해당하는 지역이지. 한 10년전까지만 해도 "노원구라고 하면 변두리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와보니까 전혀 변두리같지 않아!" 라고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만. ㅎㅎ 시가지가 딱 끝나는 순간 도시의 경계선인 산과 임야가 시작된다는 점에서는 변두리가 분명히 맞기는 해. 그중에서도 (나)는 불암산과 수락산, 근처 주민들이 사랑하는 등산코스도 있는 진짜 산이고.
이에 비해 (가)는 '개발된 비 도시지역' 이지. 육사와 삼육대, 서울여대 모두 캠퍼스는 크고 아름답고, 나름 문화재인 태강릉도 있고, 태릉선수촌과 유원지인 푸른동산도 있어. 몇개 동에 해당하는 넓은 면적이지만 (학교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 정도를 제외하면) 거주자는 사실상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지. 하지만 여기 있는 시설들은 나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만큼 어느 정도 중요성이 있는 시설들이고.

대충 써 봤어. 혹시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봐. 덧글을 달든지 (시간 있으면) 새로 글 써 줄게. 관심없으면 할수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