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순천시의 문화재라고 하면 승주읍의 선암사, 송광면의 송광사, 낙안면의 낙안읍성, 아주 마이너하지만 해룡면의 검단산성/순천왜성 등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러나 순천 구도심에도 순천의 오랫동안 중심이었던 만큼 의외로 산재해 있는 유적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순천 구도심 속 문화재를 주제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1. 순천 임청대/옥천서원



임청대는 예전에 김굉필 선생과 조위 선생이 순천으로 귀양왔을 때 세운 대였으나, 시간이 지나고 두 사람을 기리는 비석이 되었습니다. 임청은 마음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조위 선생이 지었으며, 비석의 글씨체는 퇴계 이황 선생의 글씨체입니다. 또 비석뒷면에는 조위 선생이 지은 글을 새겨 두었는데 이 글을 지었을 때가 연산군 8년이었다 함. 또한 이 임청대가 있는 옥천서원은 호남 지역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이 역시 김굉필을 배향한 서원임. 지금의 순천은 살기 좋은 도시 UN 선정 은상도 탄 도시이지만 예전에는 임금 눈 밖에 난 사람 귀양지였습니다. 하지만 서울과 멀다는 지리적 특성이 순천에 이 임청대와 옥천서원을 남긴 것이라고 생각해서 과거 유배지였다 하더라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아, 바로 앞이 옥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는데 여기 산책하기 되게 좋습니다.

2. 순천향교


옥천서원에서 걸어서 340m 정도만 가면 순천향교가 나옵니다. 한때는 남원향교와 더불어서 전라좌도 지역에서 매우 큰 향교로 손꼽혔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순천부성 근처에 있었는데, 순천이 도호부로 승격되면서 지금 위치로 옮겨 졌습니다. 향교 주변은 이 향교 때문에 도로명이 향교길입니다. 이곳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요. 예전 고려 시대에 승주목에 세웠던 학교가 이 향교의 시초입니다. 지금 향교는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재건한 것입니다. 조선 시대 향교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유적 중 하나입니다.

3. 순천정충사


저전동 안쪽, 순천여고 근처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정충사.  임진왜란 때 전라좌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우고 , 진주성 전투에서 순절한 장윤을 배향한 사우이며, 숙종 때 사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07년 복설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부록이나 집강안 등 조선 시대 정충사 관련 자료도 남아있어서 역사적 가치도 같이 지니고 있습니다. 정충사는 비록 저전동 산중턱에 지어졌지만 신실과 삼문, 재실,외삼문 등을 모두 갖춘 곳으로 조선 시대 사당의 수직적 배치의 규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4. 순천기독진료소

뜬금없이 왜 병원 얘기를 하시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이 병원은 외국 선교사 휴 린턴(한국명 인돈, 우리가 아는 인요한 박사의 할아버지)가 결핵환자를 위해 세운 곳입니다.  지금도 1층은 진료소로 쓰이고 있으며, 결핵환자를 위한 입원실도 있구요.  또한 2,3층은 기독교역사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진전시실, 생활전시실, 등대선교회 전시실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건물은 1925년에 세워졌으며, 그 때 당시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고, 동시에 전라도에서 있었던 기독교의 의료복지사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입니다. 지금도 순천 구도심 쪽 사시는 어르신들은 여기서 진료받으시기도 합니다. 다만 바로 앞에 더 큰 순천의료원이 있어서 위화감이 든다는;::

이상으로 순천 구도심 속 문화재 관련 뻘글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