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최근 현대자동차 소식이 있어서, 뭔가 써봐야겠다는 감이 하나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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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자동차 시장에서 불고 있는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같이 한번 되세겨보자면은, 일단 SUV 및 크로스오버 시장이 팽창하고 있습니다.

소형차 기반의 SUV들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고, 한동안 미국에서 버려져 있던 중형 픽업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요.

이어서 SUV나 크로스오버 차를 시도하지 않던 업체들도 이 시장에 끼어들고 있고, 대신에 3도어 해치백과 왜건, 소형 미니밴, 쿠페, 오픈카 시장이 죽고 있습니다.

 

그리고 SUV와 크로스오버 열풍에 이어 등장한 또 하나의 열풍.

바로 친환경차 시장입니다. 토요타 프리우스와 쉐보레 볼트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새는 "디젤"에 대한 신뢰를 많이 잃은 만큼, 장거리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서 자동차 업체들이 거기에 큰 관심을 쏟는 중이지요.

GM과 토요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의 NiO나 미국의 테슬라 및 페러데이 퓨처같은 신생업체들도 거기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현대자동차에서 SUV 형태의 완전 전기자동차를 2018년에 출시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두 가지 트렌드가 하나로, 그것도 잘 어울릴 것 같잖은 트렌드가 같이 뭉친다라...뭔가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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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기아자동차가 친환경+SUV라는 조합을 시도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2017년 서울모터쇼에서 SUV 느낌을 가미한 수소자동차 컨셉트카를 공개했었고, 전기 하이브리드인 기아 니로도 출시된 지가 좀 지났지요. (#)

 

 

기아 니로같은 경우는, 이게 정말로 SUV나 크로스오버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좀 있긴 했습니다.

 

이미 쌍용자동차에서 니로와 타사 SUV를 연비로 비교하는 데 클레임을 건 적이 있었고, 니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언급하자면 "지상고를 세단 대비 미비하게 높였지만, 전고가 낮아서 SUV다운 시트 배치를 가질 수 없는 구성임을 암시하고 있다", "범퍼에 상승각이 없고 휠 공간도 세단에 가까운 등, SUV를 지향하는 뉘앙스마저도 없다"고 합니다. 이런 입장에 있는 분들은 "취향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SUV답지 않은 모델을 마케팅적으로 SUV로 둔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지요. 이런 비판들로 보았을 때, 기아 니로를 "제대로 된 SUV"라고 부르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으로 보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니로는 SUV가 아니라 "SUV처럼 생긴 해치백 승용차"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다른 면에서 평가하자면, 기아 니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법한 "하이브리드 전용차"의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을 탈피했다는 데서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SUV"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법한 "하이브리드 전용차"의 전통적인 실루엣과도 거리가 먼 편입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전용 자동차"로서 설계된 차들 다수가 매끄럽게 지나가는 해치백이나 해치백 세단의 실루엣에 갇혀 있었다면은, 니로는 SUV 및 RV 느낌을 대거 가미해서 그러한 색채를 많이 지운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았을 때, 기아 니로는 현재 시판중인 하이브리드 전용차들 중에서 개성이 짙은 편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스마트 SUV"와 같이 소형 SUV로 홍보하기보다는, "전혀 다른 하이브리드가 나타났다"처럼 다른 하이브리드 차들과의 "차별화"에 집중했다면, 자동차에 대한 식견이 높은 사람들도 조금은 더 납득할 수 있지 않았나싶습니다.

 

즉 기아 니로를 제대로 된 SUV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전용 RV"라는 발상을 시장에 제시한 시발점이 될 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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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래 주제로 다시 돌아가보죠.

기아 니로와 현대자동차의 수소 SUV에 이어서, 2018년에 전기 SUV도 시판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들이 "SUV"라는 틀 안에 제대로 맞아떨어지는지는 계속 논해봐야 되겠지만, 제가 보기로는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시장에 도전을 해보려는 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SUV는 지금껏 여럿 있어오긴 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차들은 "하이브리드 전용차"라는 개념을 도입하진 않았었습니다.

주로 내연기관차에다가 몇 가지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하는 식으로 만들어졌고, 따라서 그 차들은 기존 차량의 하이브리드 버전이란 인식이 강했죠.

쉽게 말해서 엔진과 전기 모터, 배터리를 융합할 생각은 했지만, 단순한 추가가 아니라 기초부터 최대한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만들어진 차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플러그인 버전이나 전기자동차 버전으로 만들어진 차들은, 훨씬 복잡한 만큼 일반 하이브리드 버전에 비하면 이야기가 좀 다를 수는 있겠군요.

 

오히려 모든 기초설계가 그렇게 만들어진 차들은 일반 승용차로서 주로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SUV로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만들기에는, 승용차보다 훨씬 각지고 전고도 높은 편이라 공기역학적으로 도전과제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그런 이유대로라면, 기아 니로도 "연비"와 "효율성"에 신경을 쓰느라 "SUV"의 전통적인 틀과 일치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기아 니로를 처음부터 "SUV"로서 개발되었던 티볼리, 트랙스, QM3 등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걸 보고는, 눈살을 찌뿌리는 전문가들도 생겨났을 테고요.

 

하지만 2010년대로 들어가면서, SUV의 성장세가 갈수록 두드러지는 것에 비해, 일반 승용차나 MPV는 SUV 및 크로스오버에게 자리를 조금씩 뺏기고 있습니다.

때문에 폭스바겐이 최근 SUV 라인업들을 대거 추가하면서 비틀을 단종시켰고, 고급 업체들도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 시장에서 서서히 발을 뺄 듯한 뉘앙스를 보이고 있지요. 기아 K3 쿱이나 현대 액센트의 단종, 소형 MPV인 오펠 메리바와 시트로엥 C3 피카소의 후속이 크로스오버 SUV가 된 점도 이걸로 설명해볼 수 있습니다. 마침 SUV는 일반 승용차와는 뭔가 다른 개성과 당당함이 있고, 비슷한 돈을 들여서 훨씬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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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을 감안해보자면, SUV 및 RV보다는 주로 세단이나 해치백 위주로 돌아가던 하이브리드 전용차, 전기자동차 등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친환경차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는 게 맞지만,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 X재규어 i-페이스, BYD 탕(Tang)을 빼면 "친환경 특화 SUV", 혹은 "친환경 전용 크로스오버"라는 개념을 명분상으로나마 시판차로 구현한 업체는 꽤 드믈거든요. 게다가 트럼프 정부에서는 휘발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를 밀어주려는 낌세가 있어서, 친환경차 시장에 영향이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아마 SUV와 크로스오버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 늘어난다면, 아마 친환경 전용차 시장에서도 그 컨셉트를 차용하게 될 겁니다. 적은 돈으로 훨씬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있고, 그게 계속 성장한다면 어떤 업체가 시도를 안 할까요? 게다가 그 시장은 고작 세 업체에서만 발을 뻗었던 참입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얻는 이익이 일반 자동차보다 낮다는 점도 충분한 명분이 될 겁니다.

 

그걸 봤을 때는, 현대기아자동차에서 그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익성이 회사 운영의 중점인 현대자동차가 "전기 SUV 시판"이라는 떡밥을 뿌린 걸 감안하자면, "친환경차 전용 RV"라는 시장이 충분히 성장할 것이고, 거기서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으리라고 확인했다는 셈이지요. 그래서 제대로 된 SUV가 아니라는 비판임에도 기아 니로를 "스마트 하이브리드 SUV"라는 명분 하에 밀어붙여 판매했던 것일 테고, 수소자동차 컨셉트도 SUV 형태로 만들었을 겁니다. 마침 소규모 업체인 테슬라에서 모델 X를 가지고 말뚝을 박아 두었으니, 다른 주류 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하기 앞서서 이를 선점하려는 의도도 있을 테고요. 게다가 컨셉트카로는 이미 여러 차종이 나왔고, 전기 SUV를 만들겠다는 발표는 2016년부터 여러 업체들이 해왔기에 금방 불판이 깔려 있습니다.

 

물론 상술에서 자유롭지 않은만큼 "그 결과물이 정말 SUV나 크로스오버답겠는가"와 같은 이야기도 나오겠지만, 친환경 SUV, RV, CUV라는 시장도 앞으로 가능성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 유행하는 두 트렌드를 하나로 조합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은 발전의 가능성을 하나 암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시장이 충분히 성숙해지고 발전한다면은 "제대로 된 SUV"이자 "제대로 된 친환경 구동계 전용차"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차도 누군가가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에 일이 잘 풀린다면은, 그런 형태의 "친환경 구동용 SUV"와 크로스오버를 달성한 업체가 현대기아자동차같은 국내 업체들 중에서 나올지도 모르죠.

 

 

비포장도로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으면서도 시트 자세도 승용차보다 충분히 높고, 4륜구동과 친환경성, 효율성, 연비를 모두 갖춘 SUV나 크로스오버가 나온다면, 아마 그 차를 만든 업체와 관계자들은 충분히 화젯거리가 될 겁니다. 어정쩡하다는 소리를 듣는 기아 니로도 언론과 시장으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는데, SUV와 크로스오버의 원칙에도 충실하면서도 친환경차의 효율성과 친환경성까지 제대로 뽑아내는 결과물이 나온다면, 자동차 전문가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띄워 줄 거에요.

 

...그러면, 다음 시간에 또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