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을 초월한 팬픽. 이번 월영 총통선거에 어울리는 단어일 것이다.

인기 소설 '여동생이 너무나도 갖고 싶습니다'와 그 소설의 팬들로부터 시작된 정치 이념 '여동생주의'. 이번 총통선거에는 '여동생이 너무나도 갖고 싶습니다'의 작가 관레이쩐과 여동생주의자 샤오 루이시가 모두 출마했다. 결과는 샤오 루이시의 승. 원작자를 팬픽이 앞질렀음을 의미한다.

분명히 원작자는 작품의 주인이고, 작품에 대한 저작인격권을 가지고 있다. 저작인격권은 팬픽을 부정할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서는 팬픽도 원작 못지않게 창작의 중요한 부분이며, 원작자가 함부로 팬픽을 무시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월영의 원북전람관에서는 매년 2번씩 ACG(주석: 오타쿠 서브컬처를 월영에서는 이렇게 부름) 팬들을 위한 동인 행사인 ACG대제전이 열린다. 지금이야말로 원작과 팬픽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팬픽, 즉 2차 창작의 활성화가 1차 창작의 발전을 위한 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