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용산=김명석 기자] “이영표 해설위원이 선수들의 코치를 잘 잡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벤투 사단에 합류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효창운동장이 대한민국의 웸블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모델링을 통해 FA컵 결승전을 고정적으로 개최하는 등 축구협회가 많은 역할을 해주세요.”

 

‘한국축구의 나아갈 길을 듣겠다’는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축구팬들이 제시한 이색제안들이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축구 정책 제안 제3차 간담회 자리에서다.

 

앞서 지난 9월 대표팀, 10월 유소년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 축구협회는 이날 제도 개선 및 기타 의견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축구팬 50~60명이 참석했고, 최영일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홍명보 전무가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큰 주제는 있었지만, 축구팬들의 제안은 틀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제시됐다. 

대전에서 온 한 축구팬은 “내년에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가 있다. 일본에게 우승을 빼앗겨서 부러워하거나 배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이영표 해설위원이라면 선수들의 멘탈을 잘 잡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영표가 벤투 사단에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경남FC팬이자 프리랜서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다른 축구팬은 “대한민국의 웸블리(영국)는 어디인지 화두를 던지고 싶다”며 “개인적으론 용산의 효창운동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나오는데 축구협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어 이 팬은 “현재 FA컵 결승전은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장소에서 일관성 없이 개최되고 있다”면서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면 효창운동장에 FA컵 결승전을 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대5로 펼쳐지는 풋살의 활성화를 제안한 축구팬도 있었다.

 

그는 “최근 선수들의 창의성이 부족하다, 축구하는 인원이 없다는 말이 많다”면서 “풋살 선수 경험으로서 풋살에서의 움직임은 축구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풋살을 시작으로 8인제, 11인제, 그리고 프로까지 연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시설 및 인프라 확충 자금을 위한 축구협회 재정 자립 노력, 대학교 입시비리에 대한 축구협회 차원의 전수조사 등의 제안도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판곤 부회장과 홍명보 전무 등은 꼼꼼히 메모를 이어가며 축구팬들의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

 

홍명보 전무는 간담회를 마친 뒤 ”효창운동장 철거 문제의 경우 협회도 대비 중이다. 축구계 의견 없이 효창운동장이 없어지면 안 된다. 동대문운동장이 없어졌던 일이 다시는 있으면 안 된다“면서 “1~3차 제안들을 잘 정리해서 내년에 총괄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