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다.

라는 말이 어울릴 정말 조그마한 시골. 

그곳에도 문제는 일어나고 다툼은 어쩌면 더 강하게 일어난다. 

모든 이상한 일은 음침하고 폐쇄적인 곳에서 발생한다.


형은

집앞 조그마한 오래된 샌드위치 판넬 창고를 밀어버리고, 거기에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들여 놓는다고 한다.

형은 농부다. 농사용 전기를 사용한다면, 걸리지만 않으면 돈을 큰돈을 벌어들일꺼다 

지금의 샌드위치 판넬 창고는 너무 낡아서 분진이 날려 자칫 화재로 이어진다고, 그래서 깔끔히 새 창고를 지을꺼라고.

그렇게 조그만한 포크레인을 빌려,  트럭에 싣고 창고에 도착했다.

예상과 다르게 거기에는 노숙자들이 거점으로 삼고 창고를 밀어버리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내가 지금 여기 자리깔고 누워있는거 안보여?! 다꺼져!"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시청과 구청에 문의 해보니 장기간에 방치된 집은 실거주자의 권리도 생겨난다고, 해줄수 있다는게 없다고 했다.

그 노숙자들만 잠깐 나간사이에 후다닥 무너뜨리면 지들이 뭐 어쩔꺼야 하는 생각에 금방해결될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취미 생활을 가진사람이 아니다. 제대로된 인간 관계를 가진사람이 아니다. 

나가지 않는다. 


형과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바로지금 고민을 해결할 열쇠를 찾았다.

"천둥 번개가 치는날 불을 질러, 적당히 번졌을때, 불이 났다고 빨리 나오라고 하면 오히려 고마워할껄? " 

"와.. 너 천재냐? 이거 잘되면, 내가 진짜 맛있는거 사줄게" 


새벽 3시 

그들이 불침번을 설리도 없고, 계획을 시작했다.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창고 문을 쾅쾅 두드려 불났어요!! 하고 소리질러서 노숙자들 나오게 하면 끝인 정말 간단한 계획이다. 불을 붙이고, 문을 두드린다라는 간단한. 

"아니 형, 왜 디젤로 사와 잘 붙는 휘발유를 사야지"

"그게 그거 아냐? 그게 더 싸서 샀지" 

"아씹; 알았어 같은 기름이니까 뭐 붙긴붙겠지" 


그렇게 라이터로 틱틱 대고있으니, 노숙자 하나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일어나 소리쳤다

"지금 뭐하는 거야!"

"우리 다 죽이려고 한다!!!!" 

그소리에 같이 있던 노숙자들이 다같이 일어나 달려들었고, 그 순간 기적처럼 불이 붙었다. 

그리고 형과 나는 본능적으로 


그문을 막았다


불에 타는 사람의 기세와 냄새는 강렬하다. 하지만, 그들은 술에 취해 있고, 형과 나는 건장한 청년이었다. 진심을 다한다면 못막을껀 없었다. 그렇게 2~3분이 지났을까. 문은 뜨거워져 더이상 몸을 대고 막을순 없었고, 안쪽의 저항도 희미 해졌다. 

"조졌네" 

"그러게" 

우리는 돌아가는동안 그 두마디를 제외하곤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다음날 형과 나는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그 창고 앞에서 만나게 되었다

죄책감 때문일까 아니면 완벽한 범죄를 위한 쓰레기 둘의 담합일까

우리는 눈을 맞추고, 후자쪽이라는걸 서로 알게 되었다. 


"이거 그냥 넘어갈수 있을꺼 같은데? ,술먹고 지들끼리 추워서 불장난치다가, 고장나 잠긴 문에 못나와 불타 죽은걸로, 완벽한데?" 

"여기는 뭐 CCTV도 없고, 지나갈수있는 일인거 같긴한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어대는 서로에게 우리는 안심 혹은 경멸을 느끼며 

불탄 창고 외벽에 있을 증거를 하나 둘씩 없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열어볼까? "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꺼 같은데.." 

"감옥에 가는거 보다야.." 

맞는말이다. 우리는 이걸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거다 


문을 열고, 사람이었던 형태의 무언가 2구와 바닥에 끌린자국 

이상하다 

분명 그때 문틈사이로 본 노숙자는 3명 

시체 한구가 없어졌다. 


"아직 살아있는걸까" 

"그럴리가 여기 나머지 시체들 타있는정도를 봐, 이게 운이 좋다고 살수있는 그런 환경이 아니었잖아" 

그럼 뭐가 어떻게 된건데 

"누가 가져간거 아니야?" 

"그걸 왜 가져가"

"아니면 말이 안되잖아" 

의심할만한 사람은 이 뒤편 좀 떨어져있는 예전엔 목욕탕으로 썻다는 건물 4층에 살고있는 아주머니가 있다.


하지만 사건당시 거리가 좀 떨어져있기도 하고, 그 아주머니도 작게 나마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 그시간에 깨어있을리 없다곤 생각하지만, 둘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아주머니 말곤 없었다. 

귀농한 우리를 친절하게 맞아준 사람이다. 

좋게 생각하면 우리의 범죄를 숨겨주려고 그런걸수도 있다.

그래도, 그 행위는 지금 우리의 완벽 범죄에 금을 가게 하고 있다. 

"찾아가 보자" 

"찾아가서 뭐 또 죽이게?" 

"말을 또 왜 그렇게 해" 

"나만 한일이야? 같이 했잖아" 

"그럼 아무것도 안할꺼야? 그냥 형제가 사이좋게 손잡고 깜빵 갈까?"

"..."

그렇다 감옥에 갈순없다.


1층은 보일러실 2층은 여탕 3층은 남탕 4층은 아주머니가 사는 생활공간.

하지만 만약 아무것도 아니었을경우에,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몰랐을경우에 여기에 온 핑계를 만들어야 했다.

보일러 실에 들어가서 지금은 아주머니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작은 1인용 보일러의 배선을 톡, 잘랐다. 


그 아주머니는 보통 우리에게 자주와 농산물을 주고, 같은 농업인으로써의 조언도 해주며,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했다. 

이야기 상대가 없으니 보수로써 농산물을 주고, 우리에게 여러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총각, 어제 보일러가 문제가 생겼는지, 뜨거운물이 안나와서 찬물로 샤워하느라 죽는줄 알았어" 

"어후 아주머니 나이가 있으신데 그러다가 쓰러지세요 조심해야지"

"우리가 좀 봐드릴까요?" 

"그래주면 너무 고맙지~"

형과 나는 미묘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성공이다. 

해봤자 잘린 배선을 이어 붙이는 간단한 일이지만, 트럭에 이것거것 여러가지 공구를 실었다. 

시간을 끌며 여러 이야기를 해봐야한다. 


아주머니와 함께 보일러실에 들어갔다. 

보일러를 고치는데에는 원래 정말 간단한 고장이었다 보니, 아주머니와의 대화에만 집중하면서 대충 보일러를 만지는척만 했다. 

"탄냄새 못맡으셨어요?" 

"보일러 고장나면 탄냄새나? 난 이런거 잘몰라서.." 

아주머니는 사건과 관련이없다고 생각하면서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뇨 아뇨 앞에 조그만 창고 불났었잖아요" 

"그래? 난 잘모르겠네" 

"목마르지? 차라도 좀 따라 줄게" 


아주머니는 4층으로 올라갔고 보일러 실엔 우리 두 형제만 남았다.

"모르는거 같은데?"

"그러면 누구지.."

"문제가 더 꼬이는데"

"일단 4층까지 따라가봐 혹시 모르잖아, 아무것도 아니면, 보일러 다 고쳤다고만해" 

"알았어 내가 다녀올게"


4층의 문앞 아주머니는 차가 끓는동안 뭘하고 계신건지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다. 

그때, 손잡이를 돌려보니 분명이 열린다. 

'잠깐만 보는거야..'

들어가 슬리퍼를 벗고, 안쪽으로 들어가 부엌쪽을 바라봤다. 

분명 가축의 것이 아닌 탄내나는 고기가 테이블 싱크대 여기저기에 쌓여있다. 

토악질 나오는 광경이다. 

정신 차려야한다. 어떻게 해결하지? 아주머니와 협상이라도 해야하나? 

그때 안방에서 기척이 들렸고, 나는 조용하지만 재빠르게 현관문밖으로 나가 이제야 올라온척 

숨을 내쉬며, 보일러를 다 고쳤다며, 이제 가보겠다고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시선은 내 발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삼선 슬리퍼 어디서나 볼수있는거다. 

그리고 난 지금 왼쪽 슬리퍼만 양발에 신고 있다. 

아주머니는 고개를 돌려 오른쪽 슬리퍼만 두개 있는 신발장을 확인 했다. 


"봤지?"


아주머니는 문틈으로 식칼을 휘둘렀다. 

문을 힘주어 강하게 닫고, 아주머니의 비명을 뒤로한채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1층에서 형과 마주하며, 급하게 이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왜 지금은 안쫒아와?"

이상하다 

"다시 가봐야하나?" 

"그럼 안가?"


천천히 도망쳐 내려오던 계단을 다시 올랐다. 

피비린내, 

타버린 시체에선 날수 없는 신선한 시체의 향이다. 

아주머니 였던건 발을 헛디뎌, 식칼위로 잘못 넘어진듯하다


"조졌네"

"그러게"

"그때 기름 다쓰진않았지?"

"..."


프로가 되어버린 형과 나는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지금의 우리는 문제가 생겼을때의 선택지가 하나 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