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아침, 나는 버스 안에서 게임기를 갖고 놀고 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인 커비가 한창 디디디 대왕과 결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y버튼을 눌러 디디디 대왕을 공격했다.

한창 재미있게 노는 중에 갑자기 누군가가 내 게임기를 낚아채서 발로 짓밟아 부서트렸다.

나는 주눅든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엿다.

녀석은 그런 나를 비웃고는 30만엔을 내 얼굴에 던지고는 버스에서 내렸다.

나는 그 돈을 슬쩍 지갑에 넣고 버스에서 내렸다. 녀석은 내 담당일진인 키라이다.

재수없게도 나와 초등학교 때부터 얽힌 악연이라서 거의 매일 녀석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녀석의 타겟이 돼서 괴롭힘을 당했다.

녀석이 나를 괴롭히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내가 만만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나의 유일한 탈출구는 게임이었다. 게임들을 하다보면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거의 모든 게임을 섭렵했고 인터넷에서만큼은 모두들은 나를 천재 게이머라 부르며 찬양했다.

나는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어느 누구도 나와 말을 섞지 않을려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결국 자살을 택하고 말았다.

내 몸의 온기가 차츰 사라져갈 때 마지막으로 녀석의 경멸 섞인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나를 애타게 찾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깨어나보니 나는 병원에 누워있었다.

내가 깨어나는 걸 본 어떤 아주머니는 오열하며 나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햇다.

미안해, 샬로테. 그때 널 두고 가는게 아니었는데....” ‘잠깐만, 내 이름은 메구미인데?’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분명 나는 죽었을 텐데 어째선지 다른 소녀의 모습으로 부활을 한 것이다

아마도 이건 신이 내게 준 마지막 기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내 앞에서 울고 계시는 분은 내 엄마일 것이다.

내가 뭐라도 마실 겸 물병을 집으려는 순간 머리가 아파오면서 나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에서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었다.

거기 누구 있어?” 나는 그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그 소리가 났던 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주변이 바뀌더니 다락방으로 바뀌었다.

그곳에 어떤 은발의 아이가 잡지를 읽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나는 조심스레 그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거기까지. 더 이상 다가오지 마.”

나는 주춤하며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 그녀는 읽고 있던 잡지를 내려놓고 내게로 다가오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너는 운명을 믿니?” 나는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뭘 그렇게 겁먹고 있는 거야? 긴장 풀어. 그냥 한 번 물어본 거야.”

잔뜩 긴장한 나를 풀어주며 말했다.

운명은 마치 하나의 사슬처럼 엮여져 있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자식이 되거나 먼 훗날에 부모가 되는 것도 운명이지. 지금 너와 내가 만나는 것도 다 운명의 흐름인거야.”

나는 지금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데 한가지 의심이 드는 게 있는데, 네가 어째서 내 몸으로 부활한거지? 네 몸은 어디 있고?”

나는 그 애한테 나에 대한 이야기를 전부 말해줬다.

흐음, 참 기묘한 일이네. 자살로 죽었는데 다른 사람으로 부활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죽지 않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거로군.” 그 애는 누군가의 도를 넘은 괴롭힘에 의해 전철 바퀴에 오른팔과 다리가

씹혀저 의식을 잃은 것이라고 했다. 거의 과다출혈로 죽어갈 때 내가 이 애의 몸으로 부활을 한 것이라고 한다

, 맞다. 내 소개가 늦었네. 내 이름은 샬로테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메구미라고 해. 반가워.” 우리 둘은 서로 멋쩍은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나눈 후 잠시 어색한 기류가 돌더니 샬로테가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있잖아, 너 게임 좋아해?" "응, 아주 많이 좋아해." 나는 마침내 얘기할만한 거리를 찾아냈고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샬로테에게 내가 갔고 있던 게임의 공략집들을 보여줬다.

"뭐야, 거의 대부분이 파이널 판타지이잖아?" "그것 말고도 다른 게임들의 공약집은 내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었어." 

샬로테는 내 공략집을 아주 좋아하는 거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장장 3시간을 서로 대화하며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