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 1월 1일 

나는 잠에서 일어났다. 나는 정신이 들었다. 나는 눈을 떴다. 천장이 보인다. 피곤하다. 몸에 예열이 필요하다. 예열이 된다면 정신이 좀 나아질지도 모른다. 마치 오래된 빈티지 음향기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피로가 쌓여있다는 사실을 나는 애써 부정하려고 한다는 것을 나도 알고있다. 나도 알고있다고. 다시 눈을 감는다. 그러다가 다시 눈을 뜬다. 먼저 해야하는 생각. 지금이 몇시지? 세상은 날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는 세상의 그러한 점이 싫다. 정말로 싫어한다. 세상은 나를 홀로둔다. 물론 잠이 들었을 때 내가 내키는대로 휴식하고 상상한다. 꿈이라는 건 내 공간이다. 그렇지? 내 방을 내가 관리하는 것 처럼 말이지. 우리는 생존을 위한 공간을 필요로하니까. 그러니까. 시계를 확인해야 한다. 나는 스마트폰의 홈버튼을 꾹 누른다. 시간이 나온다. 7시. 7시라. 아무래도 너무 잔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7시 15분이었다. 16분도 아니고 14분도 아니고. 정확히 15분이라고. 나는 시간을 원망하곤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참이다. 우선 느껴지는 것은 아침의 차가운 온도이다. 집에 찬기운이 샌다는건 기분 나쁘다. 나는 창문을 바라본다. 창문 밖으로 구름 낀 하늘이 흐리멍텅하게 짙은 푸른 빛을 방사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흐리멍텅하고 깨끗치 못한 창문 너머로 보고있었다. 이런.. 나를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한다. 단지 창문이 더러울 뿐이니까. 오해하지마.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 아마도..... 나는 세상을 좋아한다. 세상은 나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혼자 있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때로는 내가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착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 단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개선할 사람은 바로 옆의 사람밖에 없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게 개선이 가능했으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들 천지일 것이다. 물론 그런 세상은 꽤 괜찮을 것 같다. 완벽한 사람들로만 채워진 세상. 그게 가능하려면 무엇이 개선되어야 할까? 나는 그런 망상을 하고있었다. 역시 방안은 여전히 춥다. 발이 특히 차갑다. 나는 결국 그 불편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괜히 시옷소리를 내며 성질을 부렸다. 이불을 하나 더 깔자. 그게 좋은 생각일 것 같다. 방안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나는 곰곰히 생각해본다. 오늘 무슨요일이지? 목요일. 목요일에는 어떤 일을 해야하지? 방송국에 가야한다. 알바하러. 나는 시간을 보았다. 7시 30분? 맞다. 8시 30분까지 모이라고 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나는 더이상 늦장부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