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절만이 가진 특유의 향기.
그 향이 내 코 끝을 스치고 지나갈때의 바람.
그 바람을 느끼며 맞이하는 햇살과
그 햇살 아래서 나는 서있었다.
봄은 많은 것을 품고 많은 것을 피어나게 하지만
나는 오로지 나로서
혹한의 끝에 찾아오는 혹독한 계절속에 서있었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비가 오고 비가 그치고
낙엽이 지고 바람이 불오고
눈이 내리고 눈이 그친다
다만 저것들을 계속해서 반복해왔지만 여전히
나는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음을 연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