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판잣집 백열등 아래

숨죽이고 잠못드는 아이야


썩어버린 요람은

찢겨버린 일기 위에

혀를 차며 죽어가고 있구나


저멀리 헐떡이는 소리와

부러진 연필만이 남아

다시 무언가 써내려가면


고개를 돌려 깨진거울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말하기를,


콘크리트 아파트 형광등 아래

슬피울며 가라앉는 아이야


장판 밑에 묻어버린

슬픈 동요를 기억하느냐


404호 차가운 철문 너머

아이를 안은 아이가

후회를 안은 아이가 되기까지


회초리는 토막나 뒹굴고

핏덩이는 핏덩이가 되어

흐린 눈으로 죽어버린 후회를 담아내누나


깨진 거울너머 서로를 응시하는 우리는

끝없이 타오르며 사랑을 찾아 방황하지만

결국 얼룩진 마음만을 연쇄하고


멍든 가슴을 붙잡고 걷는 거리에는

웃는 얼굴 한점 보이지 않구나


얼룩진 마음 숨기며 보는 눈동자에

더럽힌 몸 씻을 샘 한줌 보이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