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놓기 하루 전

석별의 잔을 들면서도

목구멍으로 넘기지는 않았기에

밤을 새며 여명에서 도망쳤소


나는 모르오 외면했고 

그대가 슬며시 일러주면

그제야 다시금 눈돌리던

고독을 깨닫고는 하는 것이었소


고별사는 하지 않겠소

심장은 늪속에 가라앉아

그 고동을 삼키고

종소리를 기다리누면


슬픔은 시간에 나부껴

하염없이 날아가 사라지면서도

고별의 때에 다시 돌아와

심장을 가차없이 

찌르고는 하는 것이였소


그대여, 고독은 나를 죽이고

성장하지 못한 나는

슬픔을 곱씹으며 


썩어버린 술잔을 붙들어

그대 그림자와 

석별의 잔을 나눌 뿐이었소


아아, 그대 잔영과 함께 그저

작별의 노래를 부를 뿐이었소